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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서 Oct 25. 2022

SF, 그리고 뉴노멀

    1920년, 체코슬로바키아의 극작과 카렐 차페크는 자신의 희곡 <R.U.R>에서 노동이라는 뜻을 가진 체코어 'robota'에서 비롯된 'ROBOT'이라는 존재를 처음으로 등장시켰다. 당시 그의 작품은 사회 비판적이라는 이유로 소련 정부에 의해 금서로 지정되었지만, 인간은 언제나 로봇과 함께였고 21세기의 우리는 로봇으로 인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가자, 키트”'라는 대사와 함께 소환되었던 미드 <전격 제트 작전> 속 자율주행자동차는 1980년대 당시에는 허무맹랑한 상상력일 뿐이었지만, 2020년에는 기술개발을 마무리짓고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누군가의 사소한 상상력에서 시작된 이야기이지만, SF는 때때로 엄청난 예지력과 함께 우리의 미래를 보여주기도 한다.


    SF는 Sci(ence)-Fi(ction)의 줄임말로,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풀어낸 이야기’를 말한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질 법한 가벼운 공상부터 세계의 질서가 완전히 뒤바뀐 거대한 세계관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SF가 보여주는 ‘과학적 상상력’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SF는 오랜 시간 동안 창작자들에 의해 창작되면서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왔고, 수많은 사람들은 SF에 열광하며 매혹당했다. 우리 주변에서 벌어질 법한 가벼운 공상부터 세계의 질서가 완전히 뒤바뀐 거대한 세계관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SF가 보여주는 상상력의 세계는 천차만별이다.

  SF는 현실에서 벌어지기 어려운 일들을 소재로 한다. 기발함과 엉뚱함으로 독자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먼 미래를 예측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누군가는 SF의 상상력에서 영감을 받아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간다. 무엇보다 현실 세계에서는 벌어질 수 없는 일들도 SF의 세계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기에, SF의 형식을 빌려 현실의 문제들을 비틀어 표현하는 작품들도 적지 않다.


    팬데믹이 모든 것을 덮쳐버린 2020년, 우리는 '포스트-코로나', '뉴노멀'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그 누구도 겪어보지 않은 엄청난 변화 속에서, 앞으로의 세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가야 할지 알 수 없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대에서, 우리보다 조금 먼저 앞서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SF를 통해 우리의 앞날에 대해 생각해보려 한다.

    SF로 뉴노멀을 예측한다는 것이 황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SF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예지력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두가 포스트코로나와 뉴노멀을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어느 누구도 쉬이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라면, 조금 더 재미있게 생각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어쩌면 코로나 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을 이야기들도 코로나 이후의 우리에게는 완전히 새롭게 다가와 앞으로의 세상을 살아가는 작은 지표가 되어줄지도 모르는 것이니 말이다.


    <SF로 만나는 뉴노멀>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SF의 서사를 가진 작품들과 함께 코로나 시대의 우리, 그리고 코로나 이후의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시대와 분야를 막론하고 SF라는 거대한 우주 속을 유영하다 보면, 코로나의 국면 속에서 우리가 마주했던 수많은 담론들과 다시 한 번 마주한다. 격리와 거리두기 과정에서의 사회적 단절과 소외, 이민자와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 소득에 따른 건강 불평등과 노동에서의 불평등 문제에 이르기까지 코로나 시대의 문제와 함께 우리는 앞으로 마주할 세상에 대한 힌트를 작게나마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

    자, 그럼 이제 SF의 세계로의 여행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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