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dusting, 혹은 빛이 되는 찰나

연재를 마치며

by Stardust


나의 소설들이 그저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Stardusting) 대신, 누군가의 밤하늘에 닻을 내리고 빛이 되기를 바랐다. 그렇게 21개의 좌표를 이 광활한 우주에 쏘아 올렸다. 여기 그 아홉 편의 소설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덧붙인다.


「바로 그 순간」: 어느 추운 겨울, 베이비박스 뉴스를 읽었다. 헤어진 엄마와 아기가 생애 한번쯤 서로의 궤도에 닿기를 바랐다. 냉혹한 첩보원 엠마와 냉철한 투자분석가 유진. 그녀들이 마주친 경이로운 찰나를 포착하고 싶었다.


「마지막 크리스마스」: 주변에 알츠하이머를 앓는 분들이 많아졌다. 기억이 지워지고 나를 아는 이조차 곁에 없을지라도, 우리가 살았고 사랑했음은 인간의 증거로 남기를 바라본다.


「책방 손님은 우주를 건너왔다」: 첫 소설이다. 투박한 문장들 사이로 언젠가 동네 서점을 차리고 싶다는 그때의 열망이 불쑥 보인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문을 열고 찾아오는 나만의 작은 책방을 상상하며 즐겁게 썼다.


「운명의 오차범위」: 요즘은 LLM 사주 보기가 유행이란 소식에 문득 뻗어 나간 상상이다. 언젠가는 빅 데이터와 유전자 분석이 우리의 인연까지 설계해 줄지도 모른다. 운명이 확률이 된 세상, '번트시에나'란 매력적인 색도 만나보길 권한다.

「홈 스위트 홈」: 일론 머스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기초 현실(Base Reality)'일 확률은 10억 분의 1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지금 여기가 시뮬레이션 속 우주라면, 우리는 왜 여전히 불행할까. 모든 캐릭터가 소중하지만, 홈 스위트 홈의 엄마와 아들은 유독 애틋하다.


「금성에서 온 여자」: 먼 미래에도 청춘들은 여전히 방황할 것이고, 궤도를 이탈하게 만드는 매혹적인 사랑에 빠질 것이다. 이성적인 이안이 몽환적인 리게이아의 '보이지 않는 호수'를 믿기로 한 순간, 그의 삶은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 자신만의 진실을 향해 움직인다.


「성불자: 록가수와 물리학자가 별이 되기까지」: 이제는 별이 된 X Japan의 뮤지션 히데와 잊혀진 과학자 리제 마이트너를 기억하고 싶었다. 위대한 삶을 산 이들이 남긴 흔적이 어딘가에 남아있기를 바랐다. 치열하게 살았던 인간은 먼 우주의 별로 피어난다는 상상을 담아, 두 영혼이 나누는 우주적인 대담(對談)을 기록했다.


「우주동물원」 & 「우주에 구멍이 뚫렸다」: 거대한 우주 앞에서 우리 호모 사피엔스는 한낱 먼지처럼 미미하고 겸손해야 할 존재이다. 동시에 이 우주의 일원으로서 호연지기를 펼치며 당당해야 한다. 유리 벽에 갇힌 인류가 절망 대신 "우리는 누구인가"라고 외치며, 찬란한 우주 개척 시대를 열어갈 그날을 기대한다.


이제, 나의 이야기들이 당신이란 우주에 작은 균열을 내어 그 틈으로 무사히 착륙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어느 좌표에서 이 글을 읽고 계시든, 당신의 모든 순간이 안녕하길 빌며 연재를 마친다.






• 사진은 2023년 봄, 몽골의 밤하늘에 새겨진 별의 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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