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뛰어라 둥이!

넌 나를 닮았구나

by 이다

강아지를 보면 주인을 알 수 있다고 하죠.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요.

친구야 만나는 시간이 잠깐이지만 강아지는 24시간을 함께하니 더 정확히 주인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겠어요.


혼자 강아지를 키운다면 주인을 닮을 것이고요.

가족이 강아지를 키운다면 그 집안의 분위기를 닮겠죠.

같이 지내니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신기한 현상인 것 같아요.

어떻게 그걸 닮아갈까.

고양이도 그런가?


3년 전 비숑 한 마리가 우리 집에 왔어요.

이름은 '둥이'입니다.

흰둥이, 궁둥이, 막둥이, 귀염둥이

다 내 일이 되겠구나 해서 싫었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이뻤어요.

이제는 3살이 되었으니 성견입니다.


산책할 때마다 집 앞 잔디 광장에 풀어 줍니다.

미친 듯이 광장을 휘젓고 달립니다.

'얘 왜 이래?'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드는 거죠.

내가 그렇구나...

둥이도 저를 많이 닮아있겠죠.


올겨울은 눈이 많이 내리네요.

눈 밭에서 실컷 놀게 풀어줘야겠어요.

뛰어라 둥이!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