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를 닮았구나
강아지를 보면 주인을 알 수 있다고 하죠.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요.
친구야 만나는 시간이 잠깐이지만 강아지는 24시간을 함께하니 더 정확히 주인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겠어요.
혼자 강아지를 키운다면 주인을 닮을 것이고요.
가족이 강아지를 키운다면 그 집안의 분위기를 닮겠죠.
같이 지내니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신기한 현상인 것 같아요.
어떻게 그걸 닮아갈까.
고양이도 그런가?
3년 전 비숑 한 마리가 우리 집에 왔어요.
이름은 '둥이'입니다.
흰둥이, 궁둥이, 막둥이, 귀염둥이
다 내 일이 되겠구나 해서 싫었지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이뻤어요.
이제는 3살이 되었으니 성견입니다.
산책할 때마다 집 앞 잔디 광장에 풀어 줍니다.
미친 듯이 광장을 휘젓고 달립니다.
'얘 왜 이래?'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드는 거죠.
내가 그렇구나...
둥이도 저를 많이 닮아있겠죠.
올겨울은 눈이 많이 내리네요.
눈 밭에서 실컷 놀게 풀어줘야겠어요.
뛰어라 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