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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미래 May 05. 2023

내 안에 꽉 붙잡고 싶은 3가지

특히나 5월엔 더더욱!


4월의 마지막 주말에 비바람과 함께 필드로 향한 그 인간,

그날 저녁부터 감기를 은밀한 친구로 영접한 그 인간,

계절의 여왕 5월의 첫날인 근로자의 날부터 소파와 한 몸으로 호사를 누린 그 인간,

몸 상태가 좋아졌다며 연휴를 맞이하여 회식이라는 핑계를 대고 들어오지 않는 인간과  꼬박 2박 3일 동안 같이 있어야 하는데 합숙훈련하는 기분이다. 괜스레 심기가 불편하다. 그나마 딸이라도 하나 있어서 참 다행이다. 딸이랑 어디 갈 데 없나?


행사가 많은 찬란한 5월,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연휴가 2번이나 있다. 각종 무슨 날(Day)들이 넘쳐난다.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날이 선 감정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면서 남모르게 우울증이 도질 때가 있다. 위로는커녕 모든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그 인간 때문에 기분이 상할 때도 종종 있다. 게다가 매해 어버이날 주간이 되면 시댁식구들은 당연한 듯 모임을 갖는다. 가까이 산다는 이유로 말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친정이 멀어서 함께하지 못한 내 부모님에 대한 아련함이 복받쳐 오르는 걸까? 아니면 이런 봄날, 남들처럼 근사한 여행 계획도 없이 그냥 흘려보내는 시간들이 아쉬워서 그런 걸까? 할 일은 많은데 감당하기 벅찬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그런 걸까?


행사가 많은 가정의 달 5월,

그 안에서 점점 지쳐가지만 나 스스로 놓치지 않도록 꽉 붙잡고 싶은 3가지가 있다.

 


1. 미소


너만 보면 미소가 절로 나왔지 (설마!)

너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았지 (진짜?)

너랑 나랑은 쿵짝이 잘 맞을 것 같았지 (에이~)


지금은

.

.

.

너랑 살다 보니 자꾸 울화통이 터져

너만 보고 살려니까 한숨부터 나와

너랑 나랑은 로또보다 더 안 맞아




그래도 다행이야

내 웃음을 지켜줄 귀여운 딸이라도 하나 있어서.

하하하하! 네가 있어서 웃는다!

환한 미소를 짓자! 크게 웃자!




2. 사랑


타이밍 절묘하게 그날 너를 만났지

사랑이라는 감정에 속아버렸지

결혼에 골인하려고 프러포즈를 받아들였지


지금은

.

.

.

왜 하필 그 타이밍에 널 만났을까? !

사랑이라는 감정에  속아 넘어간 걸까? 왜!

너의 프러포즈를 거절할 생각을  못했을까? 왜!

뭐가 그리 급했을까? 후...




그래도 다행이야

매일 사랑한다고 고백을 하게 만드는 어여쁜 딸이라도 하나 있어서.

너를 사랑해, 영원히!




3. 열정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님 <너에게 묻는다>



나한테만 뜨거운 사람이길 바랐지

뜨거운 마음이 열정인 줄 착각했지

그 사랑이  표현되길 바랐지



지금은 

.

.

.

식다 못해 차갑기까지?

열정은커녕 냉정한 사이?

사랑 표현? 허허! 가족끼리 그러는 거 아니라고?




그래도 다행이야

내 마음속에 남아있는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사랑스러운 딸이 하나 있어서.

내게 남은 열정을 너에게 다 줄게! 받아줄 거지? 고마워!



그나저나 어린이날인데 하루종일 술기운으로 다시 감기 핑계 대면서 누워있는 거 아니지?

어른인 나는 이해하지만(결코 전혀 이해 못 하지만) 애한테 까지 제발 그러지 마라!

연휴 내내 연탄재 발로 차듯 너를 향해 발길질이나 안 하면 다행인 줄 알아라!

밤 길 조심해라!! 이 인간아! 낼모레 시댁 식구들 앞에서 콱! 아주 그냥!

아직 5월 초반이다. 이제 시작이다. 똑바로 좀 해라!



미소가 넘쳐흐르고 사랑이 가득한
열정이 타오르는 행복한 5월이 되길 기도해 본다.





덧붙임) 갑자기 이 밤에 들어오지 않은 남편에 대한 증(憎)이  밀려와 원래 쓰려고 했던 글을 뒤집어엎어 전혀 다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허허, 도대체 이 인간은 언제쯤 철이 들까요? 헛웃음만 나오네요.


사진 출처 : 직접 찍었던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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