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세요.
다리 하나 빠진 책상 같은 독서모임.
해가 반짝 뜬 아침. 따스한 기운으로 맞이하는 빵으로 향했다. 집게를 착착 거리며 빵 가지런히 놓여있는 숲을 지나다녔다. 달콤하고 짭짤한 피자빵, 우유 바구니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진 빵도 하나, 도톰함 속에 고소함을 품고 있는 크로와상까지. 계산대에 올려놓고 기다리니, 휴대전화가 똑똑하며 진동으로 나를 부른다.
책 친구 중 한 분이 아프다는 소식. 뒤이어 오늘은 참석이 어렵다는 말이 붙어져 있다. 책 친구들은 모두 입을 모아, 푹 쉬다 오시길, 얼른 낫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글이 길게 있다. 오늘 독서모임 책 친구들과 함께 먹겠다고 산 빵에 조금은 힘이 빠졌다.
조금은 가벼워진 빵을 들고는 모임에 왔다. 동생에게 먹기 좋게 잘라두길 부탁하고는 오늘 브런치 스토리에 업로드한 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딸랑'하는 소리와 함께, 책 친구 한 명이 왔다. 별일 없었냐는 말과 함께, 오늘 오지 못하진 책 친구에 대한 걱정을 했다.
조명을 낮추고, 우린 자리를 잡고 앉았다. 꺼내 놓은 빵을 먹으며 지난주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누고, 어떤 책을 읽으며 지냈는지 말을 건네고 받았다. 한 명이 빠진 모임은 전과 다르게 미묘하게 달그락 거린다.
책상이 안정적인 것은 아래의 다리가 제각기 역할을 충실히 하기 때문이다. 상판에 기대고 있더라도 단단한 땅을 자신이 지어야 할 무게를 견디며 딛고 서있기 때문이리라. 하나의 다리가 빠지면 어떻게 될까? 운이 좋아 서있는 다면 괜찮아 보일 테다. 묘하게 균형을 맞추고 말이다. 하지만, 위에서 힘을 주면 다리가 없던 쪽으로 확 기울어지고 말 테다.
다리 한쪽이 조금만 짧아도 책상을 덜그럭 거리는데, 다리 하나가 없다면 책상이 해야 할 역할마저 할 수 없게 된다. 균형을 맞추는 다리, 힘을 받아도 버틸 수 있는 다리는 온전한 다리가 모든 개수를 맞출 때야 가능하다. 독서모임을 함께 시작한 이들 중 한 명이 빠지니 우리 모임이 다리 한쪽이 짧은 책상이, 아니 다리 하나가 빠져버린 책상이 돼버렸다.
모두가 모여있을 때만 느낄 수 있는 안정감이 있다. 한 명이 빠진 독서모임을 하니, 내게 안정감을 주는 묶음이 떠오른다. 가족이 그러하고, 친구들이 그러하다. 그들과 함께 있다면 안정감을 느낀 다는 건,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묶음에 주어진 무게를 지고 있기 때문이리라. 중요한 건 사람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마음을 따스하게 한 뒤 따라온 마음은 '감사'다.
달그락 거리는 소리를 내며 접시에 있는 빵을 정리한다. 다 먹지 못하고 조금 남았다. 다음 모임을 기다린다. 다시 완전체가 되길 바라며, 우리 모두 모여 안정감을 느끼길 바라며. 안정감을 주는 책친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조용히 마음으로만 읊조려 본다.
'돌아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