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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서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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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arry Garden Aug 15. 2023

무슨 마음으로 독립운동을 하셨을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기억하고, 기록한 일뿐입니다.

무슨 마음으로 독립운동을 하셨을까?


  컴퓨터를 켜면, 자연스럽게 검색 엔진을 누른다. 태극기가 펄럭인다. 오늘은 단순한 빨간 날이 아니라 영예롭게 회복한 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태극기를 꾹 누르니 폭죽이 터지며 오늘을 기억하라 나에게 재촉한다. 오늘의 정보를 가득 내어 놓는다. 찬찬히 글을 읽고, 마음이 먹먹해졌다.


광복절


  예전에 <난 독립운동가 되긴 틀렸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나에게 직접 피해가 오지 않는다면 못 본 척 지나가는 나는 독립운동가가 되길 틀렸다고, 자신에게 오는 불편을 알고서도 잘못된 점을 고치려는 분들에 대한 글이다. 광복절을 맞이해 몇 개의 글을 읽고 있으니,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에 대한 위험이 있음에도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많은 사건이 떠오르지만, 1919년 3.1 만세 운동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일제에게 밟히고 있는 우리들 마음에 독립이라는 강한 불꽃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린 운동이다. 만세 운동은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시작에 영향을 주었고, 일본 제국 아래에 있던 다른 나라에게도 영감을 주는 운동이었다. 그럼 3.1 만세 운동에는 몇 명이 참여했을까? 


  당시 조선총독부 기록에 따르면 인구는 약 1,678만 명. 3월 1일에 시작한 만세는 전국으로 퍼져 약 두 달 동안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당시 만세를 부른 분들의 숫자는 다르지만, 조선 전체 인구에서 2.76~2.97%라고 한다. 이어서 일제 강점기 내내 독립운동에 참여한 이들은 몇 명쯤 될까?라는 질문이 따라왔다. 은밀하게 움직여야 하는 분들이라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으나, 1~3% 내외라고 추정한다.


  난 그 속에 낄 수 없으리라. 온갖 이유를 내며 합리화를 했을 테다. 부모님 걱정, 친구 걱정, 동생 걱정... 36년 동안 일본이 우리를 지배했으니, 일제가 우리나라를 통치한 순간에 태어난 이들이 태어나 대학을 가고,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긴 시간 동안 일본은 우리를 밟았다. 독립운동이라는 생각조차 잊을 만한 시간이리라. 긴 시간 동안 서슬 퍼런 일본 제국의 통치 희망이라는 불씨가 남아 있기는 했을까 싶다.


  거기다, 엄혹하게 가족을 인질 삼아 위협하기도 하고, 달콤한 말로 협조하면 모두가 편해진다며 회유 속에서도 독립운동을 한 분들. 난 위협에 굴복했을 테고, 회유에 고개를 끄덕였을 테다. 난 아무리 용기를 낸다고 하더라도 뒤에서 은밀히 군자금을 내어놓는 수준을 넘지 못할 테다.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은 자신이 목숨을 걸고 한 일에 대한 혜택도 받지 못하셨다. 광복이 되기 전에 돌아가신 분도 많고, 독립한 뒤에서 혼란한 사회라는 소용돌이에 들어갔으니 말이다. 그분들이 한 일에 대한 해택을 내가 받았다. 한 일 없이 받기만 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케 한다. 


  매일 글을 쓰다 보니, 할 수 있는 일이 그저 글을 써 그분들을 기억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뿐이다. 검색 엔진이 내어놓은 글을 천천히 스크롤을 내리며 읽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인 글을 써본다. 약하디 약한 글을 적고 기억하는 일만이 내가 할 수 있은 일이리라. 그분들이 만들어 놓으신 세상에서 제가 해택을 받고 있다고, 대단한 일을 하셨다고, 덕분에 제가 잘 살고 있다고 낮게 읊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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