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계획이 필요할까?

꿈은 크니, 계획으로 고민해 봅시다.

by Starry Garden
신년 계획이 필요할까?


오늘의 바칼로레아 시험 문제는 '꿈이 필요한가?'이다. 너무 거창했다. 사실 한 편의 글을 다 썼놨다. 꿈을 찾아 헤매 입장에서 그렸다. 퇴고를 하고 있으니 이상했다. 내가 무엇을 안다고 장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까? 어두운 동굴을 헤매고 있는 내가, 헤매고 있는 다른 사람에게 하는 말이 무엇이 의미가 있을까 싶었다.


논리를 뛰어넘어 이야기해 볼까?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동굴이다. 아무리 시간에 흘러 어둠에 적응을 했어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 고요함이 깨지고 웅성거리는 사람들 목소리도 들린다. 내 앞에는 커다란 무언가가 있다. 천천히 만져보며 나름의 이야기를 한다. 다 다르다. 자신이 맞다고 확신한다. 맞을까? 모두 아주 작은 사실 만을 말할 뿐이다. 거대한 모습을 더듬고 종합을 해야만 전체를 말할 수 있으리라.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직은 내게 충분한 시간이 쌓이지 않았다. 내가 쓴 꿈에 대한 거대한 이야기가 참 너절해 보였다. 시작부터 거창하면, 꾸준히 문제를 풀기도 어려우니, 조금은 가볍게 시작하려고 질문을 조금 작게 깎아 만들었다. 그렇게 다시 나온 질문은?


'신년 계획이 필요할까?'


벌써 일 년이 끝나간다. 새해의 타종 소리를 듣던 게 얼마 전이었는데, 이제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들린다. 서점에는 다이어리가 깔리고, 새해에 만들어둔 먼지 쌓인 결심을 꺼내본다. 많은 분들의 서랍에는 다이어트, 금연, 금주, 책 읽기, 외국어 배우기, 운동하기가 있지 않을까? 참 비슷하다. 결론도 흡사하다. 매년 다시 꺼내어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 얼마 뒤에 안 보이는 곳으로 치워져 버린다.


시간, 날짜가 절대적일까? 아니다. 비행기를 타고, 태양이 지는 반대쪽으로 달려가면 저무는 날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흐르고 있는 물처럼 보이는 시간을 인간의 필요에 의해 분절을 만들어 두었다. 수렵 채집 때에는 시간의 분절을 표시하는 달력이 필요했을까? 단지 여름과 겨울 정도를 분리하는 일로도 족하고, 해가 뜨고 지는 시간 정도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시간이 흘러 인류를 정착을 했고, 농사가 시작되었다.


이때부터는 시간이 중요했다. 언제 씨앗을 심어야 할지, 언제 추수를 해야 할지. 장소에 따라 다르지만, 시간을 분리해 세어볼 필요가 생겼다. 인간을 위해 시간을 나눴다. 혁명이라고 부를 정도로 격변이 일어났다. 더 잘게 시간을 쪼갤 필요가 있었다. 대표적인 이유가 철도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고, 지구는 스스로 돈다. 그러니, 모든 장소를 같은 시점에 해가 뜨고 지지 않는다. 그런데 철도는 아득히 먼 거리를 간다. 출발 시간과 도착시작을 알아야 철도를 타야 하기에 시간을 정교하게 나눴다. 이때도, 시간을 인간이 필요 때문에 마디를 나눴다.


사실 시간은 인간의 필요에 의해 나눈 것뿐이다. 상상을 해보자. 타노스 같은 녀석이 왔다. 인피니티 스톤을 모두 모으고 글러브에 박았다. 주문을 외운다. 오늘부터 모든 일류의 시간 분류를 바꾼다. 하나, 둘, 셋. 하루를 48시간으로 나눴고, 1시간은 30분으로 바꿨으며, 1분은 20초가 되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 해는 늘 뜨고, 추운 겨울과 더운 여름은 오간다. 시간은 인류가 합의하에 목적을 가지고 분류한 것이지, 특별한 의미를 가진 건 아니다. 새해도 그냥, 시간이 지나가는 어느 한 시점일 뿐이다. 다른 의미는 깊게 없어 보인다.


그럼 신년을 빼고, 계획은 필요한가로 넘어가 보자. 계획을 한자로 들어가 볼까? 숫자를 세다, 셈을 하다는 '계'자다 다음은 '획'. 긋다의 뜻을 가진다. 앞으로 할 일을 숫자로 세어 계산 한 뒤, 내가 도달한 곳까지 줄을 그어 놓는다고 할 수 있겠다. 계획은 클수록, 먼 일일 수록 허망하다. 계획은 온갖 이유로 어긋나고, 나라는 존재도 그렇게 강하지 않으니, 무너지기 마련이다. 매년 계획을 세우고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모습을 봐서 안다.


예를 들어보자. '30년 뒤에 **을 이루겠습니다.' 인간의 강한 의지가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너무 크고, 너무 먼 이야기라 무엇으로 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 피쳐폰 시대에 스마트 폰이 전 세계를 지배할지 알았을까? 아니면 전기차가 우리 세계를 이렇게 변화시킬 줄 누가 알았을까?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참 그렇듯한 답을 내어 놓는 AI는 어떤가? 세계를 향해 외칠 수 있는 마이크가 유튜브로 탄생한 걸 예측할 수 있었을까? 결정적으로 그때까지 내가 살아있을까?


긴 계획은 의미가 없다. 물론 마음에 꿈으로 가지고 있는 건 모르지만, 구체적인 방법은 사실 의미가 없다. 긴 이야기를 했다. "신년 계획은 필요할까?"로 돌아가자.


필요하다. 다만, 신년이라고 할 필요는 없다. 시간은 인간이 세워둔 기준이 뿐이기 때문이다. 언제든 하면 된다. 지금 내가 결정한 이 시기가 나에게는 신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럼 계획은? 1년도 너무 길다. 분기와 한 달 정도면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닐까? 더 작게는 오늘을 살아가는 것이다. 언제든 시간을 정하는 일은 나에게로 왔으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언제든 새로 시작할 수 있으니 말이다.


끝임 없이 변화하고, 그 속도가 높아지는 지금. 우리는 유연하게 계획을 바꿀 유연성이 필요하다. 시간에 사로 잡히지 않고 지금 당장을 새로운 해라고 스스로를 세우면 그만이다. 신년 계획이라기보다는, Starry garden 원년 계획을 세워본다.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안되면 말고. 기준도 다시 옮기면 그만이니까. 다음 달에 원년이라고 하면 되니까.



덧붙임

꿈이 필요할까? 는 다듬어 시간이 흐른 뒤에 발행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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