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화 읽어주는 남자 Feb 26. 2021

<미나리>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초로 쓸 역사들

<미나리> 알면 재미있는 잡지식

미국 영화인데 미국 영화가 아니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죠? 그런데 이게 진짜로 일어났습니다. 무슨 이야기일까요? <미나리>에 관한 5가지 잡지식, 지금 시작합니다!


<미나리>는 미국 영화?

<미나리>는 미국 땅에서 펼쳐지는 한국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브래드 피트'의 미국 제작사 플랜B가 참여했고, 미국 땅을 배경으로 미국인 '정이삭' 감독이 연출했으며, 미국 배급사 'A24'가 배급한 완벽한 미국 영화죠. 한국 제목과 익숙한 배우가 많아 한국 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죠. 이렇게 굳이 국적을 언급하는 건 <미나리>가 받았던 차별적인 대우 탓입니다.

영화 <미나리> 스틸 컷(출처: 판씨네마(주))

골든 글로브의 차별?

작년 연말부터 <미나리>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습니다. '윤여정' 선생님은 26관왕, 영화는 68관왕을 받았죠. 대단하지 않나요? 덕분에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기생충>처럼 역사를 쓸 것이란 기대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카데미 시상식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미나리>는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만 올랐습니다. 골든 글로브는 영화의 51% 이상이 영어일 때만 자국 영화로 인정하는 룰이 있는데요. 이 규정이 낡았고 어리석다는 평이 해외에서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는데요. 저 룰을 피해간 영화가 있었습니다. 같은 조건의 '알레한드로 이냐리투'가 연출한 <바벨>과 '쿠엔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은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적이 있죠. <미나리>와 같은 경우지만 동양인 감독이 아니라는 점만 달랐습니다. 골든 글로브, 너무한 거 아닌가요? 부디 아카데미 시상식이 정의 구현을 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영화 <미나리> 스틸 컷(출처: 판씨네마(주))


아카데미 최초의 기록?

작년 <기생충>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초의 작품상, 각본상이라는 대업을 이뤘습니다. 그리고 올해 윤여정 선생님이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다면, 또 한 번 쓸 수 있는 역사가 있는데요. 우선, 지난 92년 동안 동양인 배우가 여우 조연상 후보에 오른 적은 딱 네 번 있었습니다. 2006년 <바벨>의 키쿠치 린코(일본)를 제외하면 ~계 미국인으로 올랐죠. 동양인 배우가 여우조연상을 받은 경우는 단 한 차례, 1957년 우메키 미요시가 있었습니다. 말론 브란도와 출연했던 <사요나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죠. 하지만, 우메키 미요시는 미국에 이민 간 경우라 일본계 미국인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윤여정 선생님은 한국인 최초의 기적을 쓸 수 있을까요?


그 밖에도 주제가상 쇼트 리스트에 ‘한예리’가 부른 ‘RAIN SONG’이 올랐는데요. 작년 같은 부문에 ‘최우식’이 불렀던 ‘소주 한잔’도 있었는데, 결국 최종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죠. 3월 15일에 아카데미 최종 후보가 발표되는데, 아카데미를 뒤집어 놓을 수 있는 일이 일어나면 좋겠네요.

영화 <미나리> 스틸 컷(출처: 판씨네마(주))


빨간 모자의 정체?

<미나리>에서 '스티븐 연'이 연기한 '제이콥'은 일을 하러 갈 때 늘 빨간 모자를 쓰고 나갑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연상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이민자와 관련된 영화이다 보니 제이콥이 모자를 쓰는 게 트럼프 시대를 향해 던지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특별한 소품은 '스티븐 연'의 아주 개인적인 물건이라고 합니다. 그가 17살 때 어머니께 선물 받은 모자라고 하네요.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스틸 컷(출처: 프라임엔터테인먼트 , 프라임엔터테인먼트)


윤여정 유니버스?

'윤여정' 선생님이 <미나리>에서 맡은 역할은 ‘순자’였습니다. 정겨운 이름인데요. 재밌는 건 윤여정 선생님은 2001년 SBS 수목 드라마 ‘순자’에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나리>에서 ‘순자’의 딸로 등장한 ‘한예리’는 ‘모니카’ 역을 맡았습니다. 이 이름도 윤여정 선생님께는 익숙한데요. 2006년 개봉했던 '강동원', '이나영' 주연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이나영'이 연기한 ‘유정’의 고모를 연기했던 '윤여정' 선생님이 극 중 맡았던 역할이 ‘모니카’ 수녀였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괴짜 천재 작가부터 '채드윅 보스만'의 마지막 열연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