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 룡
눈이 내리면
너무 추워 한가한 정오 홀로
양지에 잔뜩 웅크리고 있던
강아지에게 즐거운 놀이터가 된다.
사무치게 외로운 밤 홀로
시린 무릎 부여잡고 밤을 지새운
할머니 가슴에도 설렘의 꽃이 핀다.
소박한 희망이 내려와
얼어붙은 세상의 절망을
솜털처럼 감싸 안아
하얀 망각으로 지워버린다.
눈이 쌓이면
을씨년스러운 잿빛 도시가
무엇이든 그릴 수 있는
새하얀 도화지를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