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ver
화창한 봄.
꽃바람에 이끌려 산책길에 나섰다가 오랜만에 토끼풀을 발견했습니다.
토끼풀이 가득한 풀밭을 거닐며 어릴 적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토끼풀을 꿰어 반지도 만들고, 시계도 만들면서 놀았지요. 그러다 친구 중 하나가 “잎이 네 개인 토끼풀을 찾으면 행운이 온대.”하고 외치면 모두가 네잎 토끼풀을 찾으러 풀밭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소풍 가서 학생들 보물찾기하듯이 말입니다.
토끼풀의 공식 명칭은 클로버(Clover)이고 잎이 3개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네잎클로버는 희귀했습니다. 그래서 네잎클로버의 꽃말이 행운인가 봅니다. 나는 운이 안 좋은 건지 재주가 없는 건지 이제껏 한 번도 네잎클로버를 찾는 행운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 제주에서 보름살기 할 때, 지인에게 네잎클로버를 무려 네 개나 선물 받았습니다. 행운이 넝쿨째 들어온 것이지요. 가지런히 모아서 감사한 마음으로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토끼풀을 보며 상념에 잠겨 있다가, 문득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클로버 꽃말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지만,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랍니다. 이렇게 되면 ‘행운’의 네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세잎클로버를 짓이기고 다닌 우리는 행운을 찾겠다고 행복의 밭에서 행복을 짓밟고 저버리는 어리석은 짓을 한 것입니다. 이 꽃말 이야기의 출처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불나방처럼 행운만을 쫓고 다니는 우리가 한번 생각해 볼 이야기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네이버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고, 첫째 잎은 희망(Hope), 둘째 잎은 신념(Faith), 셋째 잎은 사랑(Love)라는 이름이 있네요. 그것 재미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삶에 희망(소망), 신념(믿음), 사랑(Love)이 있으면 행복하다는 거잖아요? 어라. 그러고 보니 성경에 나오는 믿음, 소망, 사랑하고도 맞닿아 있네요. 실현가능한 희망이 있고, 가치실현을 위한 신념이 있으며, 거기에 사랑이 더 해진다면 당연히 행복한 삶인 것입니다. 거기에 행운까지 더해지면 감사한 겁니다.
활짝 핀 꽃만 꽃이 아닙니다.
피다가 만 꽃도
피다가 진 꽃도
꽃입니다.
행복의 밭에서 행운을 찾지 마세요.
행운을 찾겠다고 행복을 짓밟지 마세요.
행복의 밭에서
그냥 지금을 즐기며 사는 것입니다.
어쩌다 우연히 행운이 찾아오면
그저 감사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