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강가에서 06화

집착

by 이성룡

집착

이성룡


해가 뜨기 전에는

지리산 천왕봉에 서서

사과회사 총수만큼의

재물을 목표로 기도하고


해가 떠 있을 때는

파도처럼 밀려오는 업무와

싫은 사람들로부터

도망치려고 발버둥 치며


해가 지기 전에는

어찌어찌 얻어낸 열매와

사랑하는 사람들과

멀어지지 않으려 하는 것

이것이 집착이다.


원하지만 갖지 못하고

증오하지만 같이 있어야 하며

사랑하지만 헤어져야 하는

고통은 집착으로부터 온다,


주어진 열매를 소중히 가꾸고

무거운 짐은 나누어 들며

때가 되면 씨앗 하나 남기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이 열반이다.


집착_시3.0_p51.jpg


keyword
이전 05화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