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룡
석양이 아름다운 것은
장작이 타들어 가 마지막 숯이 될 때
수줍은 홍조를 닮아서이다.
가을이 아름다운 것은
스스로 물을 끊어 마른 나뭇잎 떨어져
잡초 위 뒹구는 꽃이 되어서이다.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두 주먹 불끈 쥐고 호기롭게 나왔지만
양손 펴고 겸손하게 물러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