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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 Oct 10. 2024

대도시의 사랑법

B급을 일반화 하는 법

감독  이언희

각본  김나들

원작  박상영의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기획  신호정, 이정아, 이언희

제작  정수진, 김혜숙

출연  김고은, 노상현 外

각색  이언희, 임나무

촬영  김형주

조명  장덕재

미술  이내경

편집  김선민, 이현미

음악  프라이머리

음향  정지영

시각효과  육관우, 성위연

제작사  쇼박스, 고래와유기농

배급사 플러스엠

촬영 기간  2023년 7월 8일 ~ 2023년 9월 26일

개봉일  2024년 10월 1일

화면비  1.85:1

상영 시간  118분

상영 등급  15세이상      


한국에서 이런 영화가 나온 것은, 

이제 한국에서 이런 종류의 마이너 문화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말한다. 과거에 키치문화가 유행한 적 있다. 물론 책으로만 그랬다. 이렇게 싸구려 B급이 각광을 받는 데는, 중심의 해체가 한 몫했고, 소위 말해 포스트 모던한 세기적 풍조도 한 몫했다고 볼 수 있다.


  재희와 흥수는 불문과 동창으로

아닌 건 못참는 스무살 재희와 게이 신분을 감춰야 하는 흥수, 하나는 너무 드러내며 살고 하나는 드러나면 바로 죽는 줄 알고 살고 있는, 둘은 서로의 필요에 의해 동거에 들어간다.

  이런 상황의 특수성은 걸레와 추잡의 앙상블이라고 할 만큼 제도권 밖의 B급들이다. 그들이 뭉친 것은 불의와 편견에 맞서기 위함에 있다. 이 조합이 문제가 되는 것은, 순전히 한국적 상황 때문이다. 보수도시의 시장이 퀴어축제를 허락하지 않고, 이슬람 민족에게까지 예수님의 사랑을 전파하겠다는 오만방자한 종교는 소수의 권리를 하느님의 이름으로 짓밟는 한국사회에서 이정도의 앙상블은 과히 초특급 칭찬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성공이다.

  캐릭터는 어떤가, 둘 다 쌍꺼풀 없는 눈이 쪽 찢어진 치노들을 그렸다는 점에서도 캐릭터라이징에 성공했다. 그래서 더 대단히 한국적이라는 뜻이다. 코쟁이들이 보면 미칠 거다.

  스토리는 역시 로코. 원작이 소설인 만큼, 대사가 찰지다. 상황이 극적이다. 그래서 웃다가 울다가 할 수 있다. 가슴을 치는 몇 개의 대사들이 주기적으로 등장한다. 두 캐릭터가 주고받는 대사의 캐미도 빛난다. 그 속에 이 둘의 13년 우정이 담겨 있다. 그것이 이 영화가 보여주려고 하는 진실이다. (이부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은, 이 영화의 백미중에 백미이기때문이다. 직접 보고 들어야 하는 것으로 남겨둔다.)

     

  그러나, 현실은 늘 

우울하고 슬프다. 환상적이지도 않고, 극적이지도 않고, 뒤집어지는 사건들이 밤낮으로 일어나지도 않는다. 재미없다. 주인공들은 늘 우중충하고 비관적이며 버릴 수 없는 찢어진 빤쓰 같은 생활에 쩔어 산다.

  한번 더 그러나, 영화는 사실을 그리기도 하지만, 환상을 그리기도 한다. 사실을 그리든, 환상을 그리든 그 무엇을 그리든 간에 영화는 빛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래서 극장은 어둡고, 그 깜깜한 어둠 속에서 빛을 보려고, 사람이 거기에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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