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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길로 나아가기 위한 여정 : 정향

스테이폴리오 '트래블'은 작가와 함께 폭넓은 스테이 경험을 소개하는 콘텐츠입니다.



포천에서
따스함을 감각하다


글ㆍ사진  김용성



이곳 정향은 포천에 자리 잡고 있다. 말로만 많이 들었던 지역인데, 막상 한 번도 방문해본 적은 없었다. 나름 첫 방문에 새로운 마음을 가지고 방문했다. 이날 서울 날씨는 굉장히 따듯했다. 마치 봄이 잠깐 들리기라도 한 듯 니트만 입어도 충분했던 날씨였다. 하늘 역시 맑았기에 기분 역시 좋았다.



그렇게 도착한 포천의 풍경에 조금 놀랐다. 추운 지역이라고 말은 많이 들었지만, 서울에서 한 시간도 안 올라왔는데 눈이 녹지 않아 한창 겨울의 모습이 만연했다.



갑자기 낮아진 기온에 허겁지겁 숙소로 들어와 방을 살폈다. 가장 처음 느꼈던 것은 공간의 향기였다. 공간의 분위기는 인테리어 디자인과 빛이 차지하지만, 공간에 대한 인상은 음악과 향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아무리 좋은 디자인으로 가득 채운 공간도 시끄러운 소음과 악취가 가득하다면 그 공간의 첫인상은 좋을 리 없었다.


정향이 향기에 관한 뜻인가 싶을 정도로 공간의 향이 좋았다. 어딘지 모르게 반겨주는 느낌도 들며 추운 포천에서 따듯한 느낌을 받았다.



콘크리트를 기본으로 하여 메인 존만 단차를 두어 간접적인 공간 분리를 하였고 우드 마감으로 공간에 따듯함을 더했다. 한바탕 직업병이 발휘되어 공간을 구석구석 살피고 설계의 배경과 이유를 찾다가, 정신을 차리고 웰컴드링크를 발견했다.



체크인 바로 전 직접 착즙한 주스라고 한다. 상당히 신선했고 무척 환대받는 듯한 기분이 느껴졌다. 테이블에 앉으면 공간마다 있는 앞마당을 마주 볼 수 있다. 아직 녹지 않은 눈을 보며, 겨울을 한껏 만끽했다.



침대가 놓인 부분은 패브릭을 이용해 살며시 가렸는데 아주 좋은 선택으로 보였다. 그 공간이 방이거나 벽을 통해 물리적으로 강하게 막혔다면 답답했을 것 같은데 살랑거리는 커튼이 공간에 가벼움을 더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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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시선이 창을 바라볼 수 있게 되어있다는 것. 마당 울타리를 거쳐 눈에 거슬리는 것들은 배제하고 아름다운 산의 모습만을 바라볼 수 있었다. 채광도 너무 좋아 나란히 앉아 개인적으로 준비한 과일을 먹으며 “산” 멍을 때렸다.



이곳 정향은 올바른 쉼에 대한 고민을 한 곳이다. 얼마나 쉬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닌 어떤 식으로 쉬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잠 역시 오래 잔다고 피로가 풀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욱 피곤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잠깐 잠든 순간에도 본인에게 맞는 수면시간 동안 잠이 들었다면 오래 잔 것보다 훨씬 덜 피로하다. 쉼 역시 동일하다. 무조건 오래 쉰다고 좋은 것이 아닌 본인에게 맞는 올바른 방법으로 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이다.

 


그것을 위한 첫 번째 방법으로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정확하게 스스로 인지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쉼으로 가는 첫 번째 발걸음이다. 그러기 위해선 거슬릴 것 없는 곳으로 떠나는 것이 가장 좋다. 이곳 정향처럼 말이다. 중정이 주는 안정감과 자연, 그리고 공간의 향과 음악이 나와 만나 가장 안정된 상태를 만들어준다. 



그렇게 멍하니 바라본다면 나를 찾아볼 여유가 생긴다. 나 역시 그랬다. 정신없이 바쁘게 달려온 날들에 오늘 같은 순간은 특별한 보상만 같았기에 공간을 즐기며 나를 찾으려 했다. 한해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인지 어떻게 23년도를 채워갈지 고민이 많은 시기이다. 



늘 양 갈래길에 서서 선택의 순간을 겪었고 선택한 길을 걸어 나가며 겪어가는 일들을 나의 삶이라 표현하며 살아왔다. 보다 나은 길을 선택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 선택이 매번 최고의 선택은 아닐 것이다. 때로는 한참을 돌아가기도 하고, 가시밭길을 겨우 헤쳐 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뒤돌아본다면 어떤 길이든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올바른 길이 됨을 알았다.



처음 방문해본 지역인 포천에서, 새롭게 찾는 나에 작은 각오와 다짐을 통해 23년도를 채울 힘을 얻었다. 늘 느끼지만 이게 공간이 주는 힘이다. 사람은 다양한 순간, 다양한 행위를 통해 영감을 얻는다. 그러나 이 다양한 행위를 뒷받침해주는 것은 공간의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이 글을 보는 모두가, 새해에는 새로운 나를 찾고 다시금 각오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길 바란다.



※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으므로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복제 및 도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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