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AYTRUE Dec 08. 2017

<더 랍스터>

솔로가 된 사람들은 커플 메이킹 호텔에 들어가고 되고, 그곳에선 새로운 짝을 찾기 위한 시간 45일이 주어진다. 그 시간 동안에도 짝을 찾지 못하는 자들은 동물이 되어 버리는 다소 잔인한 시스템의 세계을 그린 영화이다. 주인공 데이비드(콜린 파렐)는 근시 남자다. 근시인 부인은 새로운 근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졌기에, 그는 혼자가 되어 호텔에 들어가게 된다. 영화상에선 공통점이 없으면 사랑에 빠질 수 없다는 설정이 되어있기 때문에, 호텔에 있던 존(벤 위쇼)은 사랑에 빠지기 위한 공통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데이비드 또한 가식적인 사랑을 하려다 호텔을 빠져나와 숲 속에서 생활하는 외톨이 집단에 합류하게 된다. 그러나 이곳 또한 그들만의 엄격한 규칙이 있다. 그것을 어길 시 그에 따른 형벌을 받는다. 그곳에서 생활하며 그는 근시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로 인해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을 보며 사회의 부조리적인 면을 떠올리게 됐다. 이런 이분법적 세계관으로 설정된 이야기가 각각 극단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것으로 인해 두려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비단 영화 속에서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사회 시스템의 이야기일 수 있다고. 영화를 다 본 후엔 다시 영화의 첫 장면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강렬했던 오프닝. 왜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첫 장면에 대한 언급과 설명은 단 한 번도 하지 않는 걸까. 어쩌면 답을 제공하기보다 영화의 이야기들로 우리에게 또 다른 질문을 던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는 때때로 사랑이 아닌 것들을 사랑이라는 단어로 포장해 버리진 않는지. 시작된 관계를 유지하려고 어떤 노력들을 해왔는지를 곱씹어 볼 수 있었다. 누구의 사랑도 강요받아선 안 된다. 자신과의 공통점만을 따라 사랑을 찾기보다, 서로의 결핍된 부분들을 채우려는 노력과 희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 영화는 판타지이지만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매거진의 이전글 <로렌스 애니웨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