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의 법칙

과학에만 한정되지 않은 현상

by stella
외부에서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물체는 현재의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


관성의 법칙이란? 정지한 물체는 계속 정지상태를 유지하고, 일정한 운동상태의 물체는 방향과 속도가 변하지 않는 한 계속 움직이는 상태를 유지하는 현상을 뜻하는 법칙이라고 한다. 과학에서 많이 쓰이는 법칙이라지만 뜬금없게도 아침에 등록한 수영 수업을 가면서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 법칙이 적용되는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의 영향을 (무의식적으로) 받으려 하지 않고,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스스로를 안주하며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무언가를 시작하려 할 때 외부(큰 의미에서는 사회, 작은 의미에서는 구인하는 회사)에서 나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식의 생각으로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을 지원해 볼 시도조차 해 보지 않는다던지.. (사실 재취업을 하려고 여러 업체들에게 지원했을 때 제법 많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서류는 무조건 통과였으나 면접에서 많이 떨어졌던 과거가 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탈락의 이유를 꼽자면, 진행절차였던 면접도 '형식적'이라고 생각했던 '안일함' 때문이었던 듯싶다.)


관성의 법칙을 생각했던 아침 수영도 운동을 하기 귀찮아하는 나의 '관성'을 깨부수는 행위 중 하나였다.

태어날 때부터 운동을 즐겨하는 타입을 아니었다. 30대가 되고, 출산을 하게 된 후 체력이 많이 저하되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부터 시작하게 된 운동이었다. 운동 겸 취업(?)을 목적으로 시작했던 필라테스도 그래서 시작하게 된 거였고, 아침 수영도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센터의 위치와 가성비 좋은 금액으로 만족하며 다닐 수 있는 운동이어서 등록하게 된 거였다.


필라테스는 나의 20대 중 가장 치열했던 IT회사 재직중일 때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그때의 운동 경험이 정말 행복하고 즐거웠던 경험이어서 다시 찾게 된 운동이었다. 나를 괴롭히던 IT회사를 그만두고, 나를 직무적으로 인정해 주던 교육회사를 2년여간 다니다가 임신준비를 한다는 이유로 퇴사하게 되었다. 이후 경력단절이 되었지만 원하던 대로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되었다. 출산 후 6개월 지나서 운동을 알아보던 중 지인을 통해 알게 된 필라테스 강사과정을 등록하고, 수업을 배울 땐 진지하게 임할 정도로 열심히 배웠다. 그렇지만 결과는 내 생각처럼 순조롭지 않았다. 같이 공부했던 동기들은 필라테스 강사로의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냈다. 무용과 졸업했던 동기는 과외경험도 풍부하여 교육생들을 지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과거 회계/경리 분야를 재직했던 동기는 집 주변 필라테스 센터에 입직해서 교육생들을 잘 지도하는 모습을 SNS를 통해 보여주었다. 그런데 나는..?


먼저 남을 가르쳐 본 경험이 없다는 건 둘째 치고, 남들 앞에서 선뜻 가르칠 용기가 나지 않았다.(이것 또한 핑곗거리이자 나의 '관성'이라 생각한다.) 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체형에 대한 부족함(타인과 비교를 했을 때 평균적으로 생각하는 필라테스 강사님 체형이 아니었다. 뭔가 드라마에서 볼 법한 통통한 아줌마(?)스러운 체형이랄까.. 그래서 당시 편협한 생각으로는 센터 담당자분들이나 교육생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할 거 같았다.)으로 도전해 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나에게 행복감을 주었던 필라테스는 강사 자격증을 따기만 하고 서랍 속으로 묻히고 말았다.


내 인생에서 두 번째로 오래 지속하고 있는 아침 수영은 아이 때문에 시작된 운동이었다. 아이가 태어나고부터는 아이의 안전에 대한 생각과 나의 반려자의 운동 상태(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상태..)를 고려하여 '내가 배우자!' 해서 배우게 된 케이스였다. 나 역시 어릴 적 바다에 빠졌던 트라우마로 인해 물 공포증이 있는 상태였지만 극복해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았다. 배우게 된 지 1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물 공포증이 극복되지 않았고, 여전히 물이 무섭긴 하지만 꾸준히 주 3회는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루 정도는 빠져도 되지 않을까 하는 나의 '관성'을 거부하고 현상유지하려는 그 태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나의 최소한의 노력. 수영을 나가면서 그런 관성의 법칙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운동뿐만 아니라 삶의 태도에서도 관성의 법칙은 분명 존재한다. 안주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무언가를 시도하고 실행해 보는 것. 방송에서 궤도가 말한 걸 연예인 누군가가 옮겨 이야기했던 거 같은데, 우주에서 보면 인간은 아주 작은 존재(우주먼지)이고, 이런저런 고민하는 생각을 하기에는 우주가 너무 크다며 그냥 하라고 했던 조언이 생각이 나면서 '관성의 법칙'을 깨부수는 행위는 생활 속에서 그 범위를 조금씩 넓혀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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