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격류 속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그것은 사랑일까?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by stephanette

진정한 사랑은 감정의 격류 속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무언가가 아니다. 에리히 프롬이 말했듯, 사랑은 기술이다. 그것은 훈련되고 연습되어야 하며, 인식과 실천이 동반되는 내면 작업이다.


사랑은 자기애(self-love) 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이기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을 돌보고 존중할 줄 아는 능력이 타인을 존중하고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자기 자신과 관계 맺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과도 성숙한 관계를 맺을 수 없다.


프롬은 인간의 삶을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눈다: ‘소유(to have)’의 삶과 ‘존재(to be)’의 삶.

소유의 삶은 타인을 지배하고 소유하려는 충동, 통제와 불안의 반복이다. 반면 존재의 삶은 자유 속에서 타인을 존중하고 나누는 관계를 지향한다.

사랑은 상대를 내 세계 안에 가두는 일이 아니라, 그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며 공존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는 의존적 자아에서 주체적 자아로 나아가야 한다.

타인의 인정을 통해 정체성을 세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나 스스로를 자각하고 주도적으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프롬은 이를 ‘생산적 성격(productive character)’이라 부르며, 이는 자기 성찰과 성장 의지를 통해 만들어지는 자아의 형태다.


또한 사랑은 자유와 책임을 동시에 요구한다.

사랑하는 이는 상대방을 얽매려 하지 않지만, 그 자유 안에서 책임을 지며 함께 성장한다.

“그럴 의도는 없었다”는 말은 성숙한 태도가 아니다. 진짜 전문성과 사랑의 힘은 “불편하게 해드렸다면 죄송합니다”라는 한마디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모두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은 실수를 통해 배우고, 관계의 깊이를 더하는 데서 온다.

자기 인식 없이 타인을 사랑할 수 없으며,

메타인지 없는 친절은 때때로 오만으로 변한다.


사랑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프롬의 말처럼, 사랑이란 존재 전체로 타인을 만나는 행위다.

그 만남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존재의 기쁨을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경험이, 우리를 조금 더 사람답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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