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ing into the Wreck

Adrienne Rich의 詩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난파선 속으로의 잠수


처음엔 신화의 책을 읽고,
카메라를 챙기고,
칼날의 날을 점검한다.
그리고 나는 검은 고무 갑옷,
우스꽝스러운 오리발,
엄숙하고 투박한 마스크를 쓴다.


이건 쿤스투*처럼

햇살 가득한 배 위에서 팀을 꾸리고 하는 일이 아니다.
나는 혼자 해야 한다.


사다리가 있다.
그건 언제나 배 옆에 무심히 걸려 있다.
우리, 그걸 써본 자들은 알지만,
아닌 이에게는 그저 바다 장식품일 뿐.


나는 내려간다.
단 한 칸, 또 한 칸.
산소가 나를 감싸고,
빛은 파랗게, 더 파랗게, 초록으로,
결국 검게 꺼져간다.
나는 거의 기절하지만,
마스크는 내 혈관을 채운다.
그러나 바다는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다.
나는 몸을 힘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깊어질수록 내가 왜 내려왔는지 잊기 쉽다.
여기 오래 살아온 생명들이
부채 같은 지느러미를 흔들며 나를 맞이하고,
숨결조차 다른 방식으로 바뀌어버린다.


하지만 나는 이 난파선을 보러 왔다.
단어들은 목적이고,
단어들은 지도다.
나는 파괴의 흔적과
그럼에도 남아 있는 보물을 찾으러 왔다.
내 손전등은 서서히 비춘다.
물고기나 해초보다 오래 남아 있는 것,
난파선 그 자체.


내가 찾는 건
난파선이지, 그 이야기나 신화가 아니다.
소금기와 파도에 닳아 아름다움조차 희미해진
재앙의 뼈대,
태양을 향해 굳어버린 익사자의 얼굴.


이곳이다.
그리고 나는 여기 있다.

검은 머리를 흩날리는 인어이자,
갑옷을 두른 인어.
우리는 함께,
침묵 속에서 난파선을 맴돈다.


나는 그녀이자 그이다.
눈 뜨고 잠든 채 가라앉은 얼굴,
버려진 짐, 썩어가는 나무통 속에
희미하게 숨어 있는 은빛·동빛·금빛 화물.
한때 길을 지키던 도구였으나
절반만 남아, 바닷물에 씹히고, 나침반은 고장 난 채.


우리는, 나는, 너는
겁이든 용기든 상관없이
결국 이 장면으로 돌아온다.
칼, 카메라, 신화의 책을 들고서.

그러나 그 책 속에
우리 이름은 없다.


*프랑스의 해양 탐험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자크 이브 쿠스토, 바다 탐험의 상징

keyword
작가의 이전글에로스적 사랑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