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집이 아닌 대구탕 전문점
*사진 : 릴리시카, 해운대 속 씨원한 대구탕
추석 명절이 길다.
문을 연 곳이 별로 없어서인가
맛집들은 어김없이 긴 줄이 이어진다.
아침부터 줄을 서고 싶진 않다.
여행지 음식점은 늦게 닫는다.
그러니 오픈은 늦은 아침 11시쯤이다.
조식을 하는 곳은 더 찾기 어렵다.
그럴 땐, 대구탕이 제격이다.
미포에 본점이 있는 곳이다. 그러니 해운대 지점까지 사람들이 줄을 설리는 만무하다.
기름칠하지 않고 구운 김에 밥을 휘릭 싸서 간장에 찍어 먹는다. 참기름을 바르지 않은 김은 특유의 바다향이 은은하다.
어릴 적 해운대에는
새벽 아파트 복도에 재첩국을 파는 이들이 지나다녔다.
“재~첩~~ 국!”
“재~~ 첩~~~ 국 사이소!”
그런 소리가 차가운 새벽 공기 사이로 울려 퍼졌다.
지금으로 치면,
“세~~~~ 탁!” 뭐 그런 세탁소 아저씨의 소리가 복도에 울리는 그런 이야기이다. 하긴 이런 것도 이미 시절에 흘러 지나간 지 오래인가?
냄비를 들고나가면
커다란 철제 들통을 열고 금속국자로 그득히 재첩국을 담아주었다. 푸른빛은 엄지손톱보다 작은 조개껍질을 타고 나와 맑은 국물 전체에 번져있다.
엄마는 도마에서 푸릇푸릇한 부추를 착착착 썰어 넣고
국을 다시 데운다. 파르르 끓어오르는 국물을 보며
연신 기다렸던 기억이 난다.
새벽 공기로 차갑게 식은 손을 재첩국이 담긴 그릇이 데워준다. 속까지 찌르르하게 뜨거워지는 그 시원함.
냉면그릇 가득 담긴 대구탕을 보며 갑자기 그때가 떠올랐다.
거대한 생선살이 부드럽게 떨어진다.
쫄깃하면서도 오돌오돌한 껍질 사이로 스며 나오는 담백한 생선살의 부피감을 애정한다.
공깃밥의 절반은 국물에 말고,
절반은 구운 김을 위해 남겨둔다.
반투명하고도 커다란 뼈를 건져내고
국물을 한 스푼 떠먹는다.
아 아니다, 이건 그릇에 얼굴을 묻고 마셔야 하는 음식이다.
따뜻한 온기를 심장 가득 채운다.
이제 해운대 장산 등산을 가자.
차가운 냉기가 가득한 그 골짜기인 줄도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