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다이빙 같은 거 아닐까. 내가 바다로 물드는
*사진: Unsplash
첫째가 같이 헤어숍을 가자고 예약을 했다.
출근길에 가방에서 작은 카라멜 상자를 발견했다.
친구가 선물로 건네준 것이다.
출근길에 달콤한 카라멜은 하루를 살아가는 힘이 된다.
열어보니 딱 하나 남았다.
아이에게 주려고 먹지 않고 남겨두기로 했다.
원장님의 휴무가 겹쳐서 어렵게 잡은 예약에 가는 날,
내가 피곤해서 함께 가지 못했다.
예전 같았으면,
무리를 해서라도 함께 갔다가
피곤에 절어서 혼곤한 상태로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단순하게 다른 친구와 함께 가라고 했다.
물론, 메시지는 보냈다.
'넘넘 이쁘자낭' 이모티콘과 함께.
"늘 이쁘기"
"ㅋㅋㅋㅋ"
"이거슨 명령이다"
"ㅋㅋㅋㅋ"
그랬더니
첫째는 '양손 따봉을 한 허탈한 표정의 괴생물체 이모티콘'을 보내왔다.
나의 대답은
"이쁘다"
그래, 뭘 해도 이쁘다.
함께 같이 가주지도 못했지만.
계획도, 준비도 다 소용없이
어느 순간 툭
심연 속으로 몸이 떨어지는 것처럼
그저 빠져드는 일.
그런 게 사랑인가 싶다.
아이를 낳고
마의 백일까지
잠 못 이루고 버티면서
나는 잠결에 아이를 놓칠까 봐 늘 아기띠를 하고 있었다.
순간 휙 하고 손에 힘이 빠질 때면
불현듯 정신을 차리면서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었다.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이 안 가는 백일을 보내면서
나는 모성애라는 건 사람들이 지어낸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단지 죽음의 고문을 버티기 위한 달콤한 그런.
아이들이 크기 시작하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동네 중학생 남자아이들의 뜀박질을 보는 그런 기분이다.
말이라도 건넬라치면,
세상 모든 것에 불만으로 가득 찬 사춘기 아이들의 전형적인 표정
그러나, 그 모든 것이 다 이쁘다.
마치 바다 색에 물들어가듯이
하나 남은 땅콩 카라멜을 신발장 앞에 서 있는 아이에게 건네주었다.
첫째는 씨익 하고 웃는다.
사랑이 뭘까? 이제는 좀 알 것도 같다.
사랑은 결국,
먹지 않고 참았던 카라멜을 건네주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