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세계가 스치고 지나가는 그 순간에 대하여

사람은 끝내 자기 세계를 이기지 못한다.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밸런스 게임이 한 때 유행했었다.

게임식으로 말해보자.


질문 1.

강렬한데 파국으로 치닫는 사랑

VS

덤덤하지만 안전하게 흐르는 사랑


게임이라는 말은 가볍지만,

실은 인간이 평생 동안 되풀이해온 두 갈래 길이다.

사람은 늘 이 두 극 사이에서 방황하기 때문이다.


강렬한 사랑은 언어보다 먼저 찾아온다.

우리는 그 압도 앞에서 스스로를 잃는다.

그 분실로 인해 한동안 살아 있다고 느낀다.


세상에 태어나서 단 한번도 받아본 적 없는 이해

그 감격스런 느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환대,

그리고 심장 안쪽에서 솟구치는 생의 환희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온다.

나를 알아주고 품어줄 특별한 단 한 사람을 드디어 발견한 그 기쁨.


문제는,

그 살아있음의 생생함은 종종

자신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찾아온다는 것이다.


강렬한 사랑은 자기 안에 가라앉아 있던

모든 미해결 감정들의 한꺼번에 끌어올리는 낚싯줄이 된다.

억눌린 상처가, 두려움이, 외면했던 그림자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반대로, 덤덤한 사랑은 불안도 위험도 없다.

삶을 뒤흔들지도 않는다.

심장 박동은 일정하고, 감정의 곡선은 완만하다.

문제라면... 그 안정 속에서는

살아있음의 진한 생생함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둘 중 무엇이 더 사랑에 가까운가?


아마도, 운명에 따라 갈리게 될 것이다.

사람은 결국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강도만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질문 2.

만약 첫 만남에서

그 사랑의 비극적 종결을 이미 알고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외면할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명이라 받아들이고 파국으로 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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