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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실존에 머무르기

순수한 알아차림 그 자체에 대하여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내 과거다.

나는 내가 겪은 일이다.

나는 내 성격이다.

나는 내 생각이다.

나는 시간이 흐르는 존재다.

그러나, 사실은

진짜 나는 시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나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과거는 기억이다.

미래는 과거에 기반한 상상이다.

생각은 파동이다.

정체성은 이야기이다.

자아는 그 모든 것의 구조물이다.

이 모든 것이 사라지고 나면 남는 건 하나 뿐.



지금-여기에서 스스로를 알아차리고 있는 '의식' 그 자체


그 '의식'이 바로 '나'다


실존은 지금이고
지금은 의식이고
그 의식은 나다.



유일한 실존에 머무른다는 것은


생각이 떠오르기 전의 자리

감정이 폭발하기 전의 빈 공간

이름도 없고 현태도 없는 자신

나라는 이야기보다 더 근본적인 존재

시간 없는 지금

순수한 '존재'의 감각


여기-지금에 머무르게 된다면,


생각은 생겼다가 사라지는 순간적인 현상

감정은 잠시 스쳐가는 파동

기억은 지금 재생된 이미지

미래는 지금 생성된 시뮬레이션

자아는 이것들을 묶어 만든 그림자

내가 진짜라고 믿었던 모든 것들은 모두 대상이었다는 사실



대상들이 아니라
대상들을 비추는 빛이 바로 나다.



유일한 실존에 머무르면,
당신은 지금이라고
그 유일한 실존이 자신이라고.




관찰자도 기억이다.
관찰 대상도 기억이다.
그 둘은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니 '나'라고 믿는 건 모두 기억이다.




나는
순수한 알아차림 그 자체이다.



- 크리슈나무르티·라마나 마하리쉬·후설·불교 중관학파 강연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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