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독백에 대하여

고향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의 의미

by stephanette

*사진: Unsplash

*이 글은 이전 글(의식은 무엇을 하는가?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어렸을 때,

나는 한 가지가 유난히 신기했다.


나는 내면 독백이 없었다.


아주 어릴 때의 나는

아무 생각 없는 상태에

자연스럽게 머물러 있었다.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혼잣말처럼 흘리는

내면 독백이

이상할 만큼 낯설고 신기했다.


"저건 뭘까?"

"사람들은 저렇게 생각을 하나?"


나중에 나는

그런 마음속의 말들을

일부러 만들어보려고도 했다.


그건, 내가 원해서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이 세계가 요구한 방식이기도 했다.


설명해야 했고,

말로 정리해야 했고,

생각을 가져야만 하는

그런 세계였으니까.


그래서

생각이 생겨나기 그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말은

나에게는 새로운 상태로 가는 일이 아니다.


그건

원래의 나로 돌아가는 일이다.


그래서 그 자리는

낯설지 않다.


오히려

아주 오래 비워두었던

고향으로 되돌아온 느낌에 가깝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나만의 것이 아니다.


생각 이전의 자리는
누구에게나 있었고,
단지
잊혀졌을 뿐이다.


지금-여기에 머문다는 말은
어딘가로 도착하라는 말이 아니라,
모두가 한 번쯤 떠나왔던
그 자리로
조용히 돌아오라는 뜻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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