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속에서만 자기를 볼 수 있다. 관계가 편안해지는 비밀
*사진: Unsplash
자기 자신을 본다는 것은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것이 아니라,
내가 타인 앞에서 어떻게 변하는가를 보는 일이다.
편해질 때 나는 어떤 사람이 되는지
불안해질 때 나는 무엇을 조정하려 드는지
침묵 앞에서 나는 기다리는지, 채우는지
거절 앞에서 나는 무너지는지, 물러서는지
이건 혼자서는 알 수 없다.
그래서 관계는 거울이다.
관계안에서만 작동하는 나의 자동 반응이
내 무의식을 드러낸다.
관계 속에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 의식을 써왔다면,
지금은
관계 속에서 나를 관찰하기 위해 의식을 쓴다.
이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관계는
시험장이 아니라
관측소가 된다.
자신을 본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고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 내가 이럴 때 이런 사람이구나.
이걸 판단 없이 볼 수 있을 때,
그때 비로소
자기 자신이 드러난다.
관계는 위험해서가 아니라
정직해서 거울이다.
관계를 통해
자기 자신을 보게 되면,
자기 자신을 잃지 않는 위치에 설 수 있다.
관계는 더 이상
스스로를 흔들지 않는다.
의식과 무의식의 균형을 잡는 것은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는 방법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공기 자체를 조정하는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의미다.
의식적인
발화량의 조절
타이밍 계산
반응 예측
관계 결과 설계
이 모든 것들은 관계 안으로 들어가서 조정하는 의식이다.
그러나
의식이 한 발 물러나 있으면
관계에서 조정해야할 것들은 사라진다.
상대는 방어할 이유가 없어지고,
자신은 긴장할 이유가 없어지고,
관계는 관리 대상이 아니라 현상이 된다.
의식이 조용해지면
관계는 자연 현상처럼 흘러간다.
비 오는 날 비 오는 것처럼.
의식은 관계의 중력장이다.
누가 더 말하느냐
누가 더 다가가느냐보다
누가 운전석에 앉아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운전석에서 내려와서
사이드 미러도 안보고
엑셀도 안 밟고
그저 풍경을 보고 있는 상태.
그래서
편안하고
상대도 편안해지고
아무것도 망가질 것들은 없다.
이건
위치의 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