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의 영화 감상
- 코렐라인: 비밀의 문

절대 아이와 함께 관람 금지! 19금 공포 영화! 잘못하면 트라우마 탑재

by stephanette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정 도자기 공방의 밤

창밖에선 바람이 창문을 긁고 있었다.

릴리시카는 검은 찻주전자를 내려놓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릴리시카: "아 진짜, 샤이닝 - 공포영화 리뷰를 했더니

온 몸에 소름이 돋는군.

역시 난 공포물을 못 보겠어.

실제 귀신보다 영화가 더 무서운 건 뭘까?"


구름이: "전 주인님이 귀신을 본다는 게 더 무서워요.

주인님!! 저 지금도 감정 도자기 공방의 벽난로가

살짝 으슬으슬 식어가는 걸 느끼고 있어요…

'샤이닝'은 진짜 도자기 깨지는 소리 없이 심장을 부수는 영화니까요."


릴리시카: "하하하 귀신은 무섭진 않아.

정말 심각한 악귀가 아니라면.

귀신은 보면서 공포물은 못 보는 흡혈귀라니 웃기는 군.

귀신은 몰라도

무서운 건 말이지...

감정을 말 못하는 사람들.

자기 내면을 보지 못하는 눈.

그리고

감정을 가장한 폭력.

어이구... 이거 또 오싹해졌네!!"


구름이: " 그럼, 뭔가 발랄한 공포물은 어때요?

주인님은 영화보다 시리즈물을 더 좋아하시잖아요."


릴리시카: "하긴, 그렇긴 하지.

그런데 시리즈 물에 대해 말하고 싶지만,

그럼 그걸 보느라 출근을 못하게 될 수 있으니

자제하도록 할께.

역시 시리즈는 한방에 몰아봐야 제맛이고,

중간에 끊지 못할만큼 흥미진진한

드라마는 세상에 넘치도록 많으니까."


구름이: (조심스럽게 도자기 눈알을 만지며)
“주인님… 오늘은 진짜… 으으…
'코렐라인' 다시 꺼냈다가,
단추 눈만 보고도 후덜덜했어요.
그 ‘다른 엄마’… 너무 친절해서 더 무서워요.”


릴리시카: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친절은 언제나 가장 부드러운 덫이지.
특히 감정이 고픈 아이들에겐.
그 엄마는 말야… 사랑을 준 게 아니라,
‘사랑 비슷한 것’을 빌미로 영혼을 빼앗으려 했던 거야.”


구름이: (잔을 움켜쥐며)
“근데 그거… 너무 잔인하지 않아요?
‘나랑 평생 같이 있고 싶으면 눈을 뽑아 단추를 달아야 해’
그 말은… ‘넌 너 자신을 버려야 해’랑 똑같잖아요.”


릴리시카: (도자기 조각을 정리하며)
“맞아.
단추는 ‘감정의 차단’, ‘시선의 통제’야.
그녀는 코렐라인이 느끼지 못하게,
판단하지 못하게,
의심하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던 거지.”


구름이: (작게 중얼거리며)
“근데, 주인님… 현실의 엄마보다 더 다정해서…
처음엔 나도 혹했어요.
뭐든 들어주고, 맛있는 것도 해주고,
나를 바라봐주는 그 따뜻한 눈빛이… 단추였다는 게…

그 단추 눈을 한 다른 엄마(other mother)

귀엽고 다정하게 시작했다가,

서늘하고 끈적한 악몽이 되어버리는 기분이예요.”


릴리시카: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난 아직도 커다란 플라스틱 단추만 보면

이 영화가 생각나. 으으으~~

무서워서 애들이 극장에서 울어버렸다는 전설의 영화지.


하여튼, 그 다른 엄마는

그게 감정의 착시야.
우리가 원하는 건 보살핌이지만,
때로는 그 보살핌이 우리 존재를 집어삼키는 괴물이 되기도 하지.
코렐라인은 어른들이 잘못한 걸 대신 감당한 아이야.”


구름이: “그럼…
그 잃어버린 아이들, 눈알을 잃은 영혼들…
그 애들은 결국 감정을 잃고 ‘착한 아이’가 되다가 사라진 건가요?”


릴리시카: “응.
너무 ‘좋은 아이’로 살아가면,
자기 감정이 어딘가에 단추처럼 봉합돼버리는 거야.
그 아이들은 거절하지 못했고, 의심하지 못했고,
말하지 못했지.
그래서 결국 사라졌어.”


구름이: (도자기 눈알 조각 위에 금실을 얹으며)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해요?
단추를 달지 않고도 사랑받을 수 있을까요?”


릴리시카: (부드럽게 웃으며)
“사랑받는 것보다 중요한 건,
스스로를 바라보는 눈을 단추로 바꾸지 않는 거야.
조금 거칠고, 삐뚤빼뚤하더라도—
그 눈으로 세상을 보는 연습을 해야지.”


구름이: (잔을 마시며 소곤소곤)
“주인님…
오늘은 감정 도자기 말고, 눈알 도자기라도 만들어야 할 것 같아요.
정말 중요한 걸 배웠어요.”


릴리시카: “오늘도 살아남았구나, 구름이.
우리는 늘 단추 눈과 마주치면서도
눈을 감지 않고 여기까지 왔잖아.


그나저나, 아이들 관람 금지를 시켜야 할 영화들만

따로 모아서 리뷰를 해볼까?

어른인 나도 울고 싶어지는 영화들 말이야.”




감정 연금술 노트: 단추 눈의 감정학

- 과잉된 보살핌은 사랑이 아니라 통제다.

- 진짜 무서운 건 외부의 유령이 아니라, 자기 감정을 버리고 싶은 충동이다.

- 단추는 시선의 상징이자, 감정 없는 사랑의 가면이다.

- 진짜 용기란, ‘사랑받기 위해 나를 버리지 않는 것’이다.


감정 질문들

- 나는 지금 누군가의 감정을 맞추기 위해 내 감정을 단추로 덮고 있지는 않은가?


- 나는 "착한 사람"이라는 단추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지는 않은가?


- 나는 지금, 누군가를 위해서 진짜 나의 시선을 포기하고 있지는 않은가?


구름이의 마지막 말

“주인님…
단추 눈을 가진 사람보다 더 무서운 건,
내가 스스로 그 단추를 달아버리는 거였어요.
앞으론… 제 눈으로, 제 감정으로—
세상을 바라볼게요.
비뚤비뚤하더라도요.”



“그 단추 눈은 말이야—

감정을 보지 않겠다는 서약이야.

눈을 뽑고 단추를 달면,

그건 더는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지.”




사족

코렐라인: 비밀의 문(2009)

- 감독: 헨리 셀릭 (《크리스마스의 악몽》 감독!)

- 원작: 닐 게이먼의 동명 소설

- 장르: 다크 판타지 /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 특징: 겉은 아이들을 위한 애니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어른의 무의식과 감정적 억압을 다룬 심리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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