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완다 막시모프'는 마블 시리즈에 나오는 히어로이자 복잡하고 비극적인 여성 서사를 대표하게 되는 인물이다. 그녀는 심리적, 상징적 변화들을 겪으며 마녀-'스칼렛 위치'가 되어버린다. 완다의 인생을 따라가기 위해 완다가 등장하는 영화들을 정리해보았다. (이 글 아래 '사족' 참고)
상실을 굽는 밤
붉은 달빛이 스민 감정 도자기 공방.
릴리시카는 오래된 주석 찻잔을, 구름이는 빨간 루비색 유리잔을 들고 앉아 있다.
구름이: “주인님… 오늘도 그 장면을 굽고 계셨군요.
웃고 있는 네 사람, 그… 완벽한 가족.”
릴리시카: “그 환상은…
너무 완벽해서
피비린내조차 안 나지.
구름아,
완다 그 아이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멀티버스를 파괴하는 마녀가 되었단다.”
구름이: (잔을 가만히 돌리며)
“주인님, 완다…
그녀는… 자기 손으로 사랑하는 남자, 비전을 죽였어요.
세상에 하나 뿐인 사랑하는 이를,
지구를 위해.
그 순간만큼은 히어로였잖아요.”
릴리시카: (잔 속의 어두운 그림자를 응시하며)
“그래. 그녀는 ‘자기 희생’을 선택한 줄 알았지.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어.
그 죽음은 고요한 장례가 아니라…
감정을 억압한 채 얼려둔 묘혈이었지.”
구름이: “그 뒤에 만든 게 완다비전…
환상의 마을, 마법으로 만든 가짜 가족.
그 마을은… 따뜻했지만 너무 고요했어요.
웃음 뒤에, 뭔가 숨기고 있는 눈빛.”
릴리시카: “비전이 죽고 나서
그 시신마저도
실험용으로 산산조각나버린 걸 보고 나서,
현실을 외면하고 그녀는 상상 속으로 걸어들어가지.
그녀는 ‘수용’이 아니라 ‘부정’ 속에 머물렀어.
현실을 버리고,
마법으로 만들어낸
이상적인 마을, 웨스트뷰란 이름의 도자기 세상에 갇혔지.”
(도자기 조각을 이어붙이며)
“완다는 마을을 감싸고 있었지.
사랑하는 이의 환영과
상상 속 아이들,
그리고 ‘엄마라는 환상’.
하지만 마을 바깥의 사람들은
그 마법을 감옥이라 불렀어.”
구름이: (조용히)
“그럼… 완다는 감정으로 감옥을 만든 거네요.”
릴리시카: “상실은…
참 잔인하단다.
첫 번째엔 부모를,
두 번째엔 오빠를,
마지막엔 연인을.
그렇게 세 번이나 가슴을 찢기고 나면,
사람은 마음의 가죽을 꿰매느라 진실을 외면하게 돼.”
구름이: “그녀는 애도의 두 번째 단계에서
분노를 쏟아냈어요.
시스템을,
사람들을,
심지어 자신의 감정까지 억눌렀죠.
그러고는 거래를 하듯,
‘그럼 내가 만든 이 세계에서는
네가 살아있어야 해’라고 협상했어요.”
릴리시카: “정확히는,
그 감정이 해소되지 않아
현실을 파괴하기 시작한 거지.”
구름이: (눈을 가늘게 뜨며)
“그러다 스칼렛 위치가 되었죠.
대혼돈의 멀티버스에서는…
다른 우주의 완다들까지 파괴하면서
아이들을 찾아다녔어요.”
릴리시카: (고요하게 한숨을 내쉬며)
“그건 엄마가 아니었어.
그건 분노로 뒤틀린 마녀였지.
슬픔이 넘어서면
사랑은 증오가 되기도 하거든.
그녀는 ‘사랑이니까’라고 말하며
모든 걸 부수고 있었어.”
구름이: “주인님, 그런데요…
왜 여성은 늘 고통 속에서 파괴되고,
그 끝에서야 ‘파괴적인 마녀’가 되나요?”
릴리시카: (찻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든다)
“그건… 오랜 시간 동안
여성의 감정이 존중받지 않았기 때문이야.
슬픔은 ‘과민’이라 불리고,
분노는 ‘불안정’이라 여겨졌지.
감정이 말이 되지 않을 때,
여자는 결국 ‘파괴적인 마녀’로 남겨져.”
구름이: “그러면… 완다는
비극적인 선택을 반복하다가
자기 욕망을 멈추려
자기 자신을 무너뜨린 거예요?”
릴리시카: “나도 예전에…
그랬어.
버려진 아이였을 때,
나를 웃게 해주던
환상의 이상적인 상대를 만들고,
또
환상의 가족을 매일 밤 부러 만들었지.
하지만 어느 날,
그 환상 속 ‘이상적인 상대’와
내가 그리던 가족이 다 환상이라는 걸.
깨닫고는 현타가 왔었지.
상실은
환상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하지.
매우 오랫동안.”
구름이: “그걸 보셨을 때,
주인님은 현실로 돌아오셨군요.”
릴리시카: “응. 우울이 밀려왔지.
진짜 슬픔은 협상의 끝에서 시작되거든.
완다도 마찬가지였어.
그녀가 마지막으로 만든 장면에서,
아이들과 비전을 보내줄 때…
그때 비로소 진짜 ‘애도’가 시작됐어.”
릴리시카: (도자기를 다듬으며)
“그래.
그녀는 ‘나쁜 엄마’가 되는 걸 감당하지 못했고,
자기 안의 어둠을 없애려고 자신을 없앴지.
그건 구원이라기보단,
비로소 슬픔을 수용한 거였어.”
구름이: “그녀가 ‘수용’에 도달했을 때,
'진짜 마녀- 깨달음을 얻은 스칼렛 위치'가 되었죠.
환상이 아니라
진실을 품고도 서 있을 수 있게 된 순간,
그녀는 ‘스칼렛 위치’라는 이름을 받아들였어요.”
릴리시카: “'강력한 힘을 가진
마녀'가 된다는 건…
자기 그림자를 품는다는 뜻이야,
구름아.
고통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거지.”
구름이: (작은 파편을 감싸며)
“주인님, 그녀는…
사랑하고 싶었던 걸까요?
아니면,
사랑받고 싶었던 걸까요?”
릴리시카: (살짝 미소 지으며)
“사랑을 ‘붙잡고’ 싶었던 거지.
그걸 이해해.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진짜 사랑은—
붙잡는 게 아니라 바라봐주는 것이야.”
구름이: “그러면…
우리도 그런 감정 도자기를 만들 수 있을까요?
부정, 분노, 협상, 우울, 그리고 수용까지…
다섯 가지 색을 굽는, 애도의 찻잔 같은 도자기?”
릴리시카: “이미 만들고 있잖아.
오늘 이 밤, 이 공방에서.”
릴리시카는 조심스럽게 찻잔을 집어 들었다.
그 안엔 검은 유약으로 번져든 금이 있었다.
완벽하지 않은 것에서,
진실이 피어나고 있었다.
상실은 무너지지 않기 위해 만든 환상의 껍질을 부수고, 다시 숨을 쉬게 한다.
도자기 색상 코드
부정 – 희뿌연 백자빛 (거절과 현실 부정)
분노 – 피빛 루비색 (억눌린 감정의 폭발)
협상 – 옅은 회녹색 (간절한 바람과 마음속 거래)
우울 – 먹빛 유약 (깊은 통곡과 침묵)
수용 – 검은 금이 번져든 도자기 (깨진 틈에 진실이 스며든 형상)
- 나는 지금 무엇을 잃었는가? 그것이 내 안에서 어떤 감정으로 남아 있는가?
- 내가 애써 만든 ‘이상적인 가족/관계/미래’는 무엇이었을까?
- 그 환상을 지키기 위해, 나는 누구를 감정의 감옥에 가두었는가? 나 자신은 포함되었는가?
- 누군가를 사랑했기 때문에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던 순간이 있었는가?
- 지금, 내 안의 분노나 슬픔은 말해졌는가? 아니면 묘혈처럼 얼어붙어 있는가?
- 나는 누군가를 위해 ‘좋은 사람/엄마/연인’이 되려다 나를 잃은 적이 있는가?
- 이제 나는 어떤 감정을 ‘수용’할 준비가 되었는가?
구름이의 마지막 말
“주인님…
완다는 사랑을 원했지만,
사랑을 믿지 못했어요.
그래서 모든 걸 마법으로 만들었고,
결국엔 다 무너졌죠.
하지만요
그래도 그녀는,
그 모든 환상을 걷고 나서야
진짜 자기 목소리로 속삭였어요.
‘그만할게요…’
그게,
진정으로 상실을 넘어서게 되는 시작이 아닐까요?”
1.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2014) – 쿠키영상
HYDRA의 실험체로 처음 등장, 강력한 능력을 암시하며 데뷔.
2.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 부모의 사망과 트라우마
소코비아 출신으로 스타크 인더스트리에서 만든 미사일 폭격으로 부모를 잃음. 부모의 시신 옆에서 2일간 움직이지 못한 채 남아있었고, 스타크의 이름이 적힌 미사일이 폭발하지 않고 멈춰 있었다는 장면이 트라우마로 각인됨. 완다의 마법적 힘은 이 순간의 상실과 공포로 인해 잠재적으로 발현됨. 깊은 분노와 슬픔, 토니 스타크와 어벤져스를 적대하게 된 배경. 쌍둥이 오빠 퀵실버와 함께 등장, 오빠는 시민을 구하다가 사망하며 “You didn’t see that coming?”라는 말을 남기고, 이는 완다의 트라우마의 결정적 전환점이 됨. 완다의 감정은 애도가 아니라 감정 폭발을 일으켜 울트론 군대를 무력화 시킴.
3.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2016)
- 마지막 가족 오빠의 사망과 트라우마
자신의 실수로 민간인 피해가 생기며 통제와 자유의지 사이에서 갈등함.
- 사랑하는 사람을 대의를 위해 스스로 죽임
사랑하는 남자 '비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결국 직접 그의 '마인드 스톤'을 파괴하여 그를 스스로 죽임.
마지막 순간, 비전은 “이건 네가 할 수 있어. 넌 할 수 있어. 난 너를 사랑해.”라고 말을 하며 완다는 눈물 속에서 마법의 힘으로 스톤을 파괴함.
그러나 타노스는 곧바로 시간의 스톤(Time Stone)을 사용해 시간을 되돌림.
완다가 고통을 겪기도 전에 비전은 부활하자마자, 타노스 손에 이마를 찢기고 다시 죽게 됨.
즉, 완다는 두 번 연속으로 비전의 죽음을 겪는 비극을 겪음.
5. 어벤져스: 엔드게임(2019)
부활 후 타노스와의 전투에서 분노와 복수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줌.
6. 완다비전(2021, 디즈니+, 드라마 시리즈)
- 비전의 시신이 S.W.O.R.D.에 보관, 실험용으로 산산히 해체된 것을 보고, 현실을 인정하지 못함
- 심리적 트라우마와 상실, 억압된 감정으로 환상의 세계를 창조해 냄
- 웨스트뷰 마을에 가서 비전과의 미래를 상상했던 장소에 자신도 모르게 마법을 터뜨림
- 웨스트뷰 마을 전체를 통제하며 타인의 의식과 움직임, 감정까지 조종함.
이는 내면의 상처와 상실을 통제와 억압으로 보상하려는 심리 방어기제로 볼 수 있음.
- 환상 속에서 만들어낸 쌍둥이 아들 빌리와 토미를 진짜처럼 대하며 모성의 역할에 몰입함.
이 아이들은 그녀의 “소망실현”이자 “회피된 애도”의 상징.
- 아그네스(아가사 하크니스)가 등장하며 완다의 진짜 과거와 감정이 드러남.
완다는 자신이 타인들을 통제하고 고통을 주었음을 깨닫고 죄책감을 느끼고,
이때야말로 감정을 직면하는 진정한 애도의 시작.
-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자신이 만든 세계를 해체하고,
비전과 아이들을 스스로 떠나보냄. 완다가 슬픔과 현실을 받아들인 진정한 수용의 단계
: 슬픔과 상실로 현실을 왜곡하여 이상적인 가족을 만들어낸 자기 통합의 비극이자 환성적 모성
완다비전에서 스스로의 세계를 해체했음에도
스스로 고립된 곳에 외롭게 지내면서
'다크 홀드(마녀의 마법서)'를 공부하며 '아이들과의 만남'이라는 욕망에 집착함
: “나는 내가 원하는 걸 정직하게 말했을 뿐이야. 너희는 그걸 ‘괴물’이라 불렀지.”
아이들을 되찾기 위해 멀티버스를 침범
: “나에게 없는 걸 가진 나를 없애고, 그 자리에 들어가려는 자기 강탈적 행위”
'자기(Self)'의 통합이 실패하고, 그림자(Shadow)가 자아를 지배한 상태
자기 욕망과 상실의 마녀화, 스칼렛 위치로 변이.
: “사랑”이 분노로 변질되었을 때, “모성”조차 파괴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서사
멀티버스의 아이들이 그녀를 보고 두려워하는 순간 완다가 각성
: “나는 이 아이들에게 ‘엄마’가 아니라, 괴물이구나.”
결국 자기해체 - 자기 희생을 선택하며 비극적 전환점을 맞음.
1. 엘리자베스 퀴블러-로스의 애도 5단계 모델
1단계 부정(Denial): 상실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하는 단계입니다.
2단계 분노(Anger): 상실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나타나는 단계입니다.
3단계 협상(Bargaining): 상실을 되돌리기 위해 협상하려는 시도와 죄책감이 나타나는 단계입니다.
4단계 우울(Depression): 깊은 슬픔과 무기력감이 나타나는 단계입니다.
5단계 수용(Acceptance): 상실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단계입니다.
이러한 단계들은 반드시 순차적으로 진행되지 않으며, 개인에 따라 다양한 순서와 반복이 있을 수 있습니다.
2. '국가트라우마센터'의 애도 4단계 모델
1단계 상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상실의 현실을 이성적,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단계입니다.
2단계 상실로 인한 고통을 충분히 경험하기: 상실로 인한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충분히 경험하는 단계입니다.
3단계 고인이 없는 환경에 적응하기: 상실 이후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단계입니다.
4단계 고인과의 관계를 재배치하고 자신의 삶을 이어나가기: 고인과의 관계를 마음속에 재정립하고 자신의 삶을 이어나가는 단계입니다.
3. 트라우마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트라우마는 고통스러운 사건을 겪으면서 생기는 지속적인 감정적 반응입니다.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는 것은 사람의 안전감, 자아감, 감정을 조절하고 관계를 맺는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완다의 경우,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이후 오빠 피에트로와 연인 비전까지 잃는 등 반복적인 상실을 경험하면서 복합적인 트라우마를 겪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주요 원인이 되며, 현실을 회피하고 이상적인 세계를 상상하는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애도와 트라우마의 치유는 시간과 지지, 그리고 자기 이해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완다의 경우, 웨스트뷰라는 가상의 세계를 창조하여 상실의 고통을 회피하려 했지만, 결국 현실과 마주하며 자신의 상처를 직면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은 치유의 중요한 단계로, 현실을 직시하고 감정을 처리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또한, 완다는 자신의 고통과 상실을 통해 스칼렛 위치라는 새로운 자아 정체성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과정은 그녀가 자신의 힘과 책임을 인식하고,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