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만난 성격의 민낯 – 조용한 질서와 폭발하는 즉흥 사이
ISTJ 유형의 편의점 방문기 “선택 기준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편의점 입구 자동문이 열렸다.
20:13. 예정보다 2분 늦었다.
이 시간에 삼다수 500ml가 남아있을 확률은 42%
그래도 늘 남아 있던 냉장고 맨 왼쪽 아래 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없다.
파란색 이온음료도 없다.
라벨이 바뀌었다.
모양도 미묘하게 달라졌다.
순간, 작은 에러창이 머릿속에 뜬다.
"그거 똑같은 거예요~ 리뉴얼돼서 요즘엔 그걸로 나와요."
카운터 너머에서 사장님의 부인이 말했다.
목소리는 친절했고, 말은 길었다.
"요즘 회사에서 유산균을 넣었다느니, 당을 줄였다느니 하면서 다들 맛은 똑같다 그러는데~ 사실 저는 옛날 게 더 좋긴 하더라구요. 그래도 뭐~ 요즘은 제로가 대세니까~ ㅎㅎ~"
남자 사장은 조용히 바코드를 찍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말은 하지 않았다.
이건 단지 이온 음료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나의 기준이 흔들리는 문제다.
라벨이 바뀌었고,
내가 신뢰하던 반복성이 사라졌으며,
그 변화는 아무런 공지 없이 일어났다.
나는
한참을 고민하다
물을 골랐다.
그 어떤 것도 바뀌지 않은,
투명하고 정확한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