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사라져버려서 그 흔적도 없지만.
여느 대학 캠퍼스와는 달리,
우리 학교는
교정에서 술 마시는 학생이 없었다.
파격적인 일탈이라면,
잔디밭에 누워서 자는 정도
가끔 신문에 나왔다.
잔디밭에서 일광욕을 하는 여대생이라는 제목으로.
그러나, 밤샘 공부를 하고 지쳐서 잔디밭에서 자던 학생들이었다.
뭔가 억울했었다고 해야하나.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하자고
과친구들 다섯명이
맥주를 한 캔씩 사왔다.
운동장 스탠드에 앉았다.
운동장은 휑하니 모래들이 서걱거렸고,
스탠드도 만든지 오래되어
모래인지 계단인지 구분이 안되었다.
듬성듬성 풀이 자라고 있었다.
그 곳에 앉아
맥주 캔을 꺼내기가 어색해서
종이 봉투에 숨겨서
맥주를 따서
조심조심 마셨다.
바로 옆에 학보사가 있었다.
학보사의 편집부는 멋진 글들을 썼다.
가끔은 과격한 글들
혹은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자기 주장을 하는 글
그게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요즘 생각하면 이해가 안될 수도 있다.
뽀뽀만해도 결혼을 해야한다고 생각되던 때이니까.
그래서,
그렇게 조용히 우리는 일탈을 꿈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