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기쁨이 남긴 깊은 흔적
운동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웃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기합을 넣을 때,
허둥지둥 자세를 고칠 때,
혹은 거울 속 낯선 표정이 우스워 피식 웃음이 터질 때.
그 웃음은 억지로 만들어낸 것도,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나라는 존재가,
운동이라는 공간 안에서
가장 나답게 풀어지는 순간에 흘러나온다.
운동을 하며 나는 무장이 풀린다.
긴 하루 동안 조여왔던 감정의 단추들이 하나씩 풀리고,
억눌렀던 말과 생각이 땀과 함께 배출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닌데,
이 기분 좋은 발랄함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온다.
운동은 내 감정의 쉼표다.
무엇도 해석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
성취나 성장 따위의 목적을 잠시 잊고
그저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한 시간.
몸이 먼저 움직이고, 마음이 따라 웃는다.
그럴 때 나는 어린아이처럼 가볍고 자유롭다.
정서적 안전이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의 앞에서 마음이 편안해지고,
어떤 공간 안에서 본능처럼 웃게 되는 상태.
운동은 나에게 그런 감정을 준다.
무엇도 요구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는 시간.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무게를 내려놓을 수 있는
고요한 해방의 순간이 필요하다.
누구에게는 그것이 음악일 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사랑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나에게는 운동이 그렇다.
그건 결코 작지 않다.
운동을 하며 웃고,
운동을 하며 살아 있다는 감각을 느끼고,
운동을 하며 삶의 고단함에서 잠시 벗어난다.
그 기쁨은 작고 사소하지만,
기억 속에 오래 남는다.
그걸 나는
“가벼운 기쁨이 남긴 깊은 흔적”이라 부른다.
물론,
그럼에도
운동을 하러 가기까지는 무척 힘들다.
헬스장에 내 몸을 데려다 놓는 것이
팔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