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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민 큐레이터 Oct 19. 2021

04 어쩌다 보니 큐레이터 -
계보만들기

버나드 리치가, 그리고 미학적 관계가 우리에게 왜 중요한가요?

버나드 리치는 1887년 당시 영국령이었던 홍콩에서 태어난다. 


홍콩에서 태어났지만, 일본에 3년여를 살다, 홍콩으로 돌아가 유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영국으로 가 런던예술대학에서 판화와 그림을 공부, 1909년 일본으로 다시 돌아오게된다. 일본 도예 장인인 제 6대 켄잔에게 2년여를 사사했다. 그 당시 일본 민예 운동가인 야나기 무네요시에게 조선 백자를 소개받는다. 야나기 무네요시가 강조했던 조선 백자의 미에 그는 흠뻑 빠졌다고 하는데, 그의 작품을 보고있노라면 미학적 관계가 보이기도 한다.


1935년 서울을 방문했을 때 구입한 달 항아리는 그가 너무 좋아해서 "이 항아리를 가진 것은 마치 행복을 품은 것과 같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항아리는 버나드 리치가 훗날, 루씨 리 여사 (Dame Luice Rie)에게 주었고, 그 항아리는 다시 그녀의 딸이 영국박물관에 기증한다. 

Antony Charles Robert Armstrong-Jones, 1st Earl of Snowdon (photographer), 루씨리, 루씨리 스튜디오

버나드 리치는 일본 도예가 하마다 쇼지 (1894-1978)와 함께 1920년 영국으로 돌아온다. 영국에 돌아온 후 리치 도자기 (The Leach Pottery)를 설립하고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 스튜디오 개념이 분업화되고 대량생산 되던 산업도자기에서 도공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도예의 미로 발전시킨다. 
 

주한영국문화원 블로그에 따르면 


"그 당시 조선 백자의 자연스러움과 담백함에 푹 빠져 있었던 야나기 무네요시는 버나드 리치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고 후에 그의 작품 세계에도 역시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버나드 리치가 만든 위 사진 속 화병을 보면 어딘지 조선 항아리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라고 쓰여있다.


야나기 무네요시 (1889-1961)는 한국근현사에 정치인을 제외하고 한국에 가장 알려진 일본인 학자로,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으로서 한국의 미술 공예품에 관심을 가졌다. '조선의 미'를 재 평가하고, 이를 이론적으로 체계화한 인물. 특히 "조선의 미는 고유하고 독특하여 결코 범할 수가 없다. 그 누구도 그것을 범할 수 없다.의심의 여지없이 누구의 모방도 추정도 허용하지 않는 자율의 아름다움"이 있다며, 깊은 애정을 표현했다. 1924년 경복궁 집경단에 "조선민족미술관" 개관으로 이어졌는데. 그가 비애의 미로 조선 예술을 규정했음이 한국인의 미의식에도 영향을 끼쳤고, 그에 대한 비판은 그 관점을 식민사관으로 규정한 김윤수 등에 의해 1980년대부터 비판되었다.


 버나드 리치의 수장의 누구누구에게 사사받은 도공.. 이런 수식이 아직도 이어지면서, 우리의 아름다운 도예가들의 뿌리도 곧 더 자세히 밝혀지길 바란다.


2008년, 주영한국문화원 초대 큐레이터로 근무하던 나는 다시 이 계보 관계를 좀 더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2006년 Traditional yet Contemporary, 한영 현대 도자전시에 참여했던 에드먼드 드 발 (그는 일본의 사제 크릿스키넌과 김선형을 나란히 전시했다. 

루퍼트 스파이라는 버나드 리치를 잇는 영국의 현대 도자 2세대를 대표하는데, 그 공방에서 3년 동안 영국 도기 제작법을 익힌 김혜정은 사제관계였다.


아래는 2008년 내가 기획한 VESSELS 전시 기사다. 연합뉴스 이진형 특파원님의 기사로 나도 잊고 있던 부분을 상기했다. 



루퍼트 스파이라와 김혜정의 사제관계, 에드먼드 드 발 - 크리스 키넌 - 김선형으로 이어지는 사제관계


크리스 키넌과 김혜정 도예가의 작품이 나란히 전시되 있다. Vessels 전시, 주영한국문화원, 2009
도예가를 넘어 Spiritual Teacher 로 불리우는 루퍼트 스피라의 작품, Vessels 전시, 주영한국문화원,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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