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가장 완벽한 City Letter
당신은 네덜란드에 왔다.
길거리를 걷다 "Iamsterdam" letter를 봤다.
그런데, 바로 그곳이 'Rijks museum'이나 'Schiphol 공항'이 아니라면, 난 당신에게 "오늘은 운이 좋네요!"라고 말해줄 수 있다.
"네덜란드보다 더 유명한 City Letter"
네덜란드에는 이 "Iamsterdam"이라는 letter 조형물이 총 세 개 존재한다.
하나는 관광객이 네덜란드 땅을 밟고 처음 보게 되는 Schiphol 국제 공항에, 또 하나는 램브란트의 '야경'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국립중앙박물관 (Rijks Museum)에 위치해 전 세계 관광객과 함께 수 많은 사진 세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의 그것은, 바로 전국을 랜덤으로 순회하고 있다.
그래서 누군가 세 번째 Letter를 어딘가에서 보았다고 한다면, "오늘은 운이 좋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2m가 조금 넘는 높이, 그리고 24.5m에 달하는 가로 길이를 가진 이 조형물은, 어쩌면 네덜란드보다 더 유명하고, 또 사람들로 하여금 각 알파벳에 기어올라 기어코 사진을 찍게 만드는 무한의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암스테르담, 더 이상 마약과 섹스 그리고 운하만의 도시가 아냐!"
때로는 너무 깊은 인상이 삶에 장점보다는 단점이 되는 경우가 있듯이, 암스테르담은 마약과 섹스 그리고 운하의 이미지가 너무 깊게 사람들에게 각인되어 왔다. 이는, 암스테르담에 한 번도 와보지 않은 사람들조차도 암스테르담을 유흥과 환락의 도시로 인지해버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각자의 도시를 특화하려는 노력은 유럽 내에서 보이지 않는 총성과 같은 치열함으로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 운(?)이 좋게 물려받은 에펠탑과 센강의 로맨틱함에 비교적 쉽게 자리 잡은 파리나, 각종 전시회와 이벤트로 전 세계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Messe의 도시 베를린, 가우디의 바르셀로나는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예다.
이렇게 자신만의 색깔을 나타내야 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암스테르담은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되고 도시의 슬로건을 내민다.
"Amsterdam Has It"
"Capital of Sports"
"Small City, Big Business"
이전의 슬로건들을 보면, 암스테르담이 얼마나 다급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걱정이 많았을지를 짐작케 한다.
그들이 담고 싶었던 Core Value는 "Creativity, Innovation, Spirit of Commerce" 세 가지였다고 하니 그리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었으리라.
그리고, 2004년 마침내 암스테르담은 "Iamsterdam"을 완성하고, 2005년 발표하기에 이른다.
“I amsterdam is the slogan for both people and area. I amsterdam allows the people to voice their pride and confidence while expressing support and love for their city. I amsterdam can be used in many ways, but must always come from the people; this is the slogan’s true power. The people who live here, the people who work here, the people who study here, the people who visit here and the people who come to Amsterdam seeking a better future are, in the end, the best evidence for why Amsterdam is a city of choice. I amsterdam should embody the spirit of Amsterdam, and therefore its use will create a city brand recognized the world over.”
결국, 도시 이름 그 자체에 전 세계 '사람'들을 끌어들여 일하기 좋고, 공부하기 좋고, 살기 좋고, 여행하기 좋은 포괄적이지만 그 누구도 광범위하다고 해서 뭐라고 할 여지를 없게 만드는 슬로건이 탄생한 것이다.
"Iamsterdam의 현재와 지향점"
이러한, 단언컨대 완벽한 슬로건의 도움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총성 없는 전쟁 속에서 에펠탑과 같이 거대하게 물려 받은 유산 없이, 그리고 마약과 섹스로 얼룩진 이미지를 보기 좋게 털어내고 신분세탁(?)을 하는 데 성공하게 되었다.
그 결과, 'Saffron Brand Consultants'에서 조사한 "Europe City Brand Barometer"의 결과를 보면 "Brand Strength, Asset Strength, Brand Utilisation" 세 가지 항목에서 모두 상위권에 포진해있다.
보다 높은 상위권 나라들이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의 대국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고군분투는 그 의미가 매우 뜻깊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암스테르담이 지향하고자 하는 바는 아래와 같다.
마약과 섹스, 그리고 운하라는 고루한 이미지는 줄이고 살기 좋고 교양 있는, 그리고 예술과 비즈니스가 공존하는 사람중심의 앞서가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다.
어떤 부분은 벌써 충분히 이루어져 있고, 어떤 부분은 급속하게 따라잡고 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사람으로 하여금 이루어진다는 것을 고려할 때, 암스테르담의 지향점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네덜란드를 그리고 암스테르담을 그저 스쳐지나 가는 곳이 아닌, 한 번쯤은 길고 깊이 머물러 작지만 왜 강한 나라이고 사람들은 흥겹게 살아가는지 몸소 느껴봤으면 한다.
P.S
요즘, 떠들썩한 우리 서울의 그것도 더 좋아지기 위한 성장통이라면,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면 언젠가는 더 나아질 그것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언젠가 "Iamsterdam"을 넘어 설, 보다 더 완벽한 슬로건이 우리나라 어느 도시에서 나오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