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피곤은 언제나 옳다.
피곤의 근원을
나는 알지 못한다.
어차피 삶은 고단 한 것이다.
먹고사느라, 살려고 먹느라.
나를 지키느라, 나와 싸우느라.
사랑하느라, 미워하느라.
기뻐하느라, 슬퍼하느라.
피곤은 온몸에 덕지덕지 붙어 떨어지지 않는 먼지와 같고,
때론 손목과 발목에 채워진 쇠사슬의 형벌과도 같다.
그것이 왜 때문인지는 누구도 알지 못하고,
그저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또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 한 가지.
우리는 피곤을 분류할 수 있다는 것.
대부분의 피곤은 쓰지만,
때때로의 피곤은 달다.
늦은 새벽, 독서실을 나서며 맞이한 알싸한 밤하늘.
내 이름과 온 체중을 실어 소임을 끝내고 나서는 사무실.
나도 잃어버릴 만큼 온 힘을 다 쏟은 육아 후에 맞이하는 아이의 웃음.
한 걸음도 가지 못할 것 같은 무거운 피곤함은,
그 속에 내가 있었음을 깨닫는 순간 행복한 피곤으로 돌변한다.
나는 그 돌변의 순간을 사랑한다.
내가 선택한 피곤은 언제나 옳다.
하루를 지쳐 쓰러지기보단,
노곤하고 달달한 피곤으로 잠자리에 들고 싶은 날이 많아지길 바라며.
나는 다시 허리를 곧추 세우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오늘도 출근을 해냅니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나!)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이 땅의 모든 젊음에게!)
'진짜 네덜란드 이야기' (알려지지 않은 네덜란드의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