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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May 26. 2020

왜 가슴 뛰는 일을 찾는가, 우리는.

그것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다.

사람의 이상한 습성


큰 범주로 보면 사람은 동물이다.

동물은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어낼 수 없기에 식물이나 동물을 먹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얻는다. 그런데 사람은 다른 동물과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어, 결국 문명을 세우고 그 이기에 흠뻑 취해 살고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별칭을 스스로 붙일 만큼, 거만하고 오만하지만 날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다른 동물들과 견주어 봤을 때 그 정도의 별칭은 일견 이해가 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또한 사람의 관점에서 본 것이긴 하지만.


어찌 되었건 사람은 다른 동물과 확연히 다르다.

다른 점은 하나 둘이 아니고, 이미 과학적으로 많은 부분이 규명되었기에 나는 여기서 다른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의문은, 사람의 이상한 습성과 관련되어 있다.


'대체 사람은 왜
가슴 뛰는 일을 찾는가?"


한 번 생각해보자면.

사실, 우리 가슴은 한 번도 뛰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오늘도 숨을 쉬고 있고,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뭐가 부족해서 자꾸 가슴 뛰는 일을 찾아 이토록 헤매는가. 다른 동물은 그저 숨 쉬는 것이 순리임을 받아들인다. 굳이 가슴 뛰는 일을 찾지 않는다. 혹시라도 가슴 뛰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생존과 관련된 일이다. 사슴이 사자를 피해 도망가거나, 사자가 사슴을 쫓을 때 그들의 가슴은 쿵쾅 대니까. 그것은 쾌락이 아니며, 살아남기 위한 사투다.


그런데 사람은 그것을 느끼기 위해 기꺼이 모든 걸 내어 놓는다.

가슴 떨리는 일이 있다면 앞뒤 재지 않고 저지르고 보는 욕구가 강하고, 만약 그러한 일이 없다면 인공적인 방법을 쓰기도 한다. 예를 들어, 놀이동산에 가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은 돈을 주고 아드레날린을 구매하여 가슴을 뛰게 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행위다.


이러하니, 사람이란 존재는 대단하긴 하다.

원인과 결과를 임의로 바꿀 수 있기에. 스스로 가슴을 뛰게 하던가, 그게 안되면 가슴 뛰는 호르몬을 분비시키는 법을 알기에. 물론, 그 능력이 과하여 오는 중독과 금단 현상은 사람이 받아들여야 하는 무거운 숙제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 그 대답을 내어 보자면, 사람은 '존재'를 느끼기 위해 가슴 뛰는 일을 찾는 것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사람과 동물을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인 것이다.


'존재'냐 '없음'이냐!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로 알려져 있는 햄릿의 대사는, 실제론 '있느냐, 없느냐'로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즉, 사는 것은 '있는'것이고, 죽는 것은 '없는'것이다. 여기에 데카르트의 'Cogito ergo sum(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까지 더하면 그 의미는 더 명확해진다. 그저 있는 것이, 그러니까 숨만 쉬는 것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내가 주체가 되어 생각을 할 때 나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동물과 사람의 가장 큰 차이 즉, '존재'를 대하는 사람의 생각과 마음인 것이다.


앞서 우리 가슴은 뛰지 않은 적이 없다고 했다.

다른 동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심장이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우리는 '가슴 뛰는 일'이라 하지 않는다. 맥박이 뛰는 것을 넘어, 그 어떤 쿵쾅거림이 있어야 사람은 비로소 자신이 '살아있다'라는 존재론적 본능을 불러일으킨다. 숨만 쉰다고, 그것을 산다고 할 순 없다는 관념이 사람에겐 있는 것이다.


그러니 생각해보면, 사랑, 도전, 쇼핑, 독서, 글쓰기, 몰입, 여행 등은 결국 우리 가슴을 뛰게 해, '내가 지금 여기 살아있구나, 존재하고 있구나'를 느끼기 위한 과정이자 결과인 것이다.


더불어, 사람은 '인정'받을 때, '존재'함을 강하게 느낀다.

사랑을 해서 가슴 벅찬 적이 있을 것이다. 세상이 다 아름다워 보이고, 내 존재는 축복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수천 명의 관심보다, 그 한 사람의 '인정'이 더 큰 것이다. 그 힘은 상상을 초월한다. 


SNS에 내 사진을 올려 '좋아요'수가 넘쳐나 기분이 좋은 건, 내가 인정받았다는 느낌이고, 내 영향력이 누군가에 전해져 그들이 나로 하여금 무언가 동기부여가 되었다면 그것 또한 인정받았다는 감정과 강력하게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나는 글을 쓸 때 존재하고 있음을 더 선명히 느낀다.

그리고 내 글이 책이 되고, 그 책이 누군가에게 힘과 용기 그리고 통찰이라는 선물이 되길 바란다. 실제로 그것이 누군가에게 선물이 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았을 때, 나는 가슴이 떨린다.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그것은 기분 좋은 중독이 되어, 계속해서 글을 써 나가게 한다.




"왜 가슴 뛰는 일을 찾는가, 우리는"


답은 나왔다.

내 존재를 느끼기 위해서다. 좀 더 잘 그리고 의미 있게 살기 위해서다. 숨만 쉬며 사는 건 사는 게 아니란 걸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존재는 나로부터, 또는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을 때 더 선명해진다는 걸 알아채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나 자신을 좀 더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동시에,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칭찬하는데 인색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 


그리하면 더 많은 인정을 받게 될 것이고, 내 존재는 더 선명해져 기분 좋은 가슴 떨림을 좀 더 자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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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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