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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May 12. 2020

사람답게 산다는 건 무엇인가

'사람 냄새'를 택할 것이냐, '악취'를 택할 것이냐.

한 경비 노동자분의 죽음


한 아파트의 경비 노동자분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극한으로 몬 가해자는 그를 '머슴'이라 했다. 쌍방폭행을 주장한 가해자. 머슴에게 맞아 떼었다는 진단서는 이번 일과 아무런 상관없다는 게 밝혀졌다. 그의 사람답지 못함에 사람들은 분노했다.


이것은 한 경비 노동자의 자살이 아니라, '작금의 사회구조'와 '결여된 사람다움'이 만들어낸 타살인 것이다.


'사람다움'이란 무엇인가.


공자는 '인(仁)'을 논어에 105차례 반복했다.

그것은 보통 '어질다'란 뜻으로 해석되는데, 이는 마음가짐과 실천적 행동을 포함하는 대단히 광범위한 개념이다. 즉, '인'은 '사람다움'이라고 응용하여 읽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과 '사람다움'은 다르지 아니한 것이다.


그러나 공자의 말씀을 굳이 들이대지 않아도, 우리는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 몬 가해자를 보고는 그것이 사람다운 행동은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저렇게 해야지'도 배움이지만, '저러면 안 되겠다'는 것도 배움이다. 즉, 우리는 그로부터 '사람다움'에 대한 배움을 얻은 것이다.


사람다움은 정의하는 것이 아니다. 

지식으로 외우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마음과 그것을 지키려는 마음이 어우러져 마침내 발현되는 것이다. '사람 냄새난다'란 말은 이것을 뒷받침한다. 꽃이 향기를 뿜는 건, 꽃이 꽃다움을 알기에 일어나는 현상 아닌가. 사람다움을 우리가 스스로 알아채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때, 우리는 '사람 냄새'를 풍길 수 있는 것이다. 무언가 떳떳하지 못하고, 악행을 저질렀을 때 우리는 서슴없이 누군가에게서 '악취'가 난다고 표현하는 건 분명코 우연이 아니다.


어느 한 지역에 코로나 19가 악화되었을 때 만사를 제쳐두고 도우려 달려간 사람들과 역병이 창궐한 이때에 클럽에 모인 사람들. 그 둘을 놓고 보아 누가 더 사람답고, 누가 사람답지 않은지. 누구에게 향기가 나고, 누구에게서 악취가 날 것 같은지. 우리는 본능적으로 안다.


'사람다움'의 역설


그러나 나는 '사람다움의 역설'이란 조금 불편한 이야기도 하려 한다.

사람에겐 좋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마음과 본성도 있기 때문이다. '성선설'이 있으면 '성악설'도 있는 이유다. 사람은 화가 날 수도, 분노를 표현할 수도, 폭력을 행할 수도 있다. AI가 아니고, 신이 아닌 이상 사람은 그럴 수밖에 없다.


모두에서 말한 가해자의 행동은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그가 한 일들도 '사람다움'에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다. 

그는 짜증이 났을 수도 있고, 누군가를 해하려 하는 행동과 말을 실천했다. 또한, 사람에겐 여러 가지 욕구가 있으므로 이 시국에 클럽을 가는 사람들도 '사람다움'의 면모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손가락질을 하기 전에, 나는 화를 낸 적이 없는지 누구를 해하고 싶었던 적이 없었는지. 그리고 욕구에 눈이 멀어 어떤 일들을 그르친 적은 없는지. 누군가를 향한 손가락은 하나지만, 더 많은 손가락이 나를 가리키고 있음을 우리는 알아채야 한다.


다만, 우리는 뉴스에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나는 그래서, '사람다움'은 좋고 나쁨의 문제가 아니라 결론짓는다.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에 대한 정답도 없을뿐더러, 사람이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거나 판단해서도 안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수많은 '자극'에 대해, 어떠한 '반응'을 내어 보일지 '선택'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의지'가 곧 '사람다움'의 정도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사회적 통념이나, 관습, 모두의 정서를 고려해볼 때. 완전히 이상적이며, 고결하도록 절대적인 '반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지만, 그것이 내가 살아오면서 수립한 '양심'에 거리끼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그 수준을 충족하리라 믿는다.


결국, '사람다움'은 본능적으로 발현되어 사리분별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람 냄새'를 택할 것이냐, '악취'를 택할 것이냐.


사람답게 산다는 건, 정의해야 할 무엇이 아니라.

결국 우리의 선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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