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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테르담 Sep 15. 2021

반복은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야.

반복이 없었다면 우리는 존재하지 못했을 거야.

정해진 레일 위를 달린다고 슬퍼하지 마. 그보다 내가 레일 위에 있는지를 잘 살펴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시시포스는 저주를 받았어.

교활하고 못된 지혜가 많은 그는 저승의 신 하데를 속이고 장수를 누렸지.

그걸 안 제우스가 시시포스에게 무거운 바위를 산 정상으로 밀어 올리는 형벌에 처했어.

그 바위는 정상 근처에 다다르면 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져 형벌이 영원히 반복된다고 해.

그러니까, 시시포스는 오늘도 어디에선가 열심히 돌을 밀어 올리고 있을 거야.


그런데 말이야.

시시포스가 남 같지 않지 않아?


매일 눈뜨고 학교 가고, 출근하고, 육아하고.

반복되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는 시시포스가 아닐까?


그러나 한 가지.

시시포스와 우리에겐 아주 큰 차이가 하나 있어.


그것은 바로 '무한'과 '유한'의 차이야.

시시포스는 우리가 죽어서도 돌을 밀어 올리고 있겠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아.

언젠간 학교를 졸업하고, 언젠간 직장을 그만둘 거고, 아이들은 커서 더 이상 우리의 보살핌이 필요 없게 되겠지.

언젠간 모든 반복을 멈추고 영원한 잠을 잘 거고.


이쯤에서 다시 물어보자면, 과연 반복은 저주일까?

시시포스에겐 그럴지 몰라도 우리에겐 축복일 거야.


유한한 존재는 반복을 통해 학습하고, 반복을 통해 근육을 단련하고, 반복을 통해 남은 삶을 좀 더 의미 있게 살 수 있는 힘과 지혜가 생기거든.


지금 내 모습은 과거에 반복한 것들의 결과치라고 봐도 무방해.

반복이 없었다면 우리는 존재하지 못했을 거야.


다시, 반복은 저주가 아닌 축복이야.

영원히 반복될 것 같은 내 하루도 언젠간 다른 반복으로 바뀌게 돼.


그러니까 지금 반복하는 일에 집중해봐.

똑같아 보이던 게, 뻔하게 보이던 게 달라 보일 거야.


반복을 통해 일상 근육을 늘린다고 생각해.

지겨워하기보단, 축복이라고 되뇌면서.


각자 얻어가는 건, 내가 알려준 것 이상이 될 거라 나는 확신해.


P.S


롤러코스터와 같이 반복되는 우리네 삶이 참 쉽지 않을 거야.

오르락내리락.

한 두 번이야 재밌겠지만.

그것이 지겹도록 반복된다면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야 하겠지.


그러나 더 중요한 건, 내가 (어떤) 레일 위에 있는지는 항상 확인해야 해.

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지, 무엇이 반복되고 있는지를 인식하고 알아채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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