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 창문

남에게 없어 보이는 절망을, 굳이 내 것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by 스테르담

"여보, 저기. 저기 좀 봐."


"왜, 무슨 일인데?"


"아니, 옆집 좀 봐. 뭐 하는지 다 보이네."


"그러네, 원래 이렇게 가깝게 잘 보였나?"


"와, 저 부부 둘. 신혼인가 봐. 잘 생기고, 정말 아름답네."


"뭐, 젊을 때야 다 그렇지. 우리도..."


"와, 저 커플 소고기 먹는다. 아... 나도 먹고 싶다."


"왜 우리도 얼마 전에 먹었잖아."


"아, 그건 미국산이었고. 저건 분명 최상급의 한우일 거야."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알아. 나는 저게 소고기인지, 돼지고기인지도 모르겠구먼."


"익기도 전에 얼른 뒤집잖아. 그리고 저 미소를 봐. 행복해하는 모습. 저건 한우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웃음이야!"




"어, 저 부부 어디로 여행 가나 봐."


"또 옆집 보고 있어?"


"보이는 걸 어떡해. 저것 봐, 캐리어에 짐 싸고 있잖아. 분명 해외여행일 거야."


"아이고, 그건 또 어떻게 알아. 해외로 가는지 어디 시골로 가는지."


"저 짐 크기를 봐. 어디 시골로 가는 그런 수준이 아니야."


"아니, 우리도 해외여행 안 다녀본 건 아니잖아."


"저 부부는 우리보다 더 좋은 데로 갈 거야. 분명."


"당신 요즘 왜 그래. 옆집 좀 그만 봐."




"저 사람들 골프 치고 왔나 봐. 삶이 럭셔리하네."


"또 시작이군. 왜 당신도 골프 시작하게?"


"아니, 우리 형편에 무슨 골프. 그냥 구경하는 거지 뭐."


"그나저나 저 사람들은 일도 안 하나. 뭔 삶이 매일 맛있는 거 먹고, 여행 다니고... 정체가 뭐야?"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저 사람들의 모습이 중요한 거지. 저 사람들이 먹는 거, 가지고 있는 거, 하는 거... 그냥 다 부러워."


"우리도 뭐 그리 부족한 삶은 아니잖..."


"왜 내 삶은 이 시궁창일까?"


"뭐라고? 시궁창이라고? 말 다했어?"


"아니, 그게 아니라..."


"당신 요즘 이상해. 옆집 보고, 비교하고 타령하는 거. 이제 그만해 제발!"




"여보, 미안해."


"뭐가."


"요즘, 옆집 보면서.. 자꾸 비교하고 불평불만한 거."


"이제라도 알면 다행이네. 그런데 왜 불안하게 갑자기... 뭔 일 있었어?"


"아니, 그냥... 옆집 보면서 느낀 게. 뭔가 부럽고 따라 하고 싶긴 한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가지고 있지 않은 걸 자꾸 떠올린다는. 그런 느낌 말이야."


"이제야 좀 제자리로 온 것 같네."


"옆집엔 절망이 없어. 그 절망을 내가 다 정통으로 맞는 것 같아. 완벽해 보이는 남자. 완벽해 보이는 여자. 비교하려니 끝이 없잖아. 처음엔 그 모습을 보는 게 좋았는데. 지금은 그게 무슨 의미인가 싶어."


"그래, 우리가 이룬 것, 얻은 것, 가지고 있는 걸 바라보자. 평범해 보이지만, 이걸 얻으려 우리 많이 노력해왔잖아. 우리 것들을 하찮게 여기지 말자."


"그래야겠지? 그게 맞겠지? 내가 커튼을 쳐야겠다. 옆집이 커튼을 치지 않으면 내가 쳐야지."


"그래, 그러자."




부부는 옆집이 보이는 창문 커튼을 쳤다.

남에게 없어 보이는 절망을, 굳이 내 것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얼마 후...)

"여보, 그런데 이번엔 앞집 창문이 훤히 보이네..."



작가 주) 우리 휴대폰 안에는 앞집, 옆집, 뒷집 창문이 수도 없이 있습니다.

SNS는 마치 여러 집을 들여다보는 창문과도 같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잠시 여러 창문의 커튼을 쳐보는 건 어떨까요.

우선 저부터.




[종합 정보 모음]

스테르담 저서 모음


[글쓰기 강의 + 함께 쓰고 출판하기]

스테르담 글쓰기 클래스(쓰기+출간)


[글쓰기 시작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

탈잉 글쓰기 클래스(VOD)


['나를 지키고 성장시키며 일하기']

에듀 캐스트 직장내공 강의 (VOD)


[소통채널]

스테르담 인스타그램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천사와 악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