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을 주는 사람. 슬픔을 주는 사람.
이 두 사람이 명징하게 구분되면 얼마나 좋을까?
기쁨을 주는 이는 만나고,
슬픔을 주는 이는 만나지 않으면 되니까.
삶은 그리 명징하지 않다.
슬픔을 주는 이가 기쁨을 준다.
기쁨을 주는 이가 슬픔을 준다.
이것이 삶을 고되게 한다.
기쁨을 기대한 자리에서 슬픔을 맞이하는 것.
그것이 반복될 때, 긴장되고 몸이 굳는다.
이미 내 삶에 기쁨이 많다면야, 상관없다.
내 기쁨을 나누어 주면 되니까.
하지만 그러지 못할 때, 나는 슬픔과 함께 기쁨마저 포기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라도, 삶을 버텨내고 싶은 거겠지.
조금씩 슬픔이 기쁨을 덮어가는 것을 느낄 때,
나는 또 어깨가 결린다.
결리는 어깨를 응시하며,
큰 슬픔으로부터 나를 지키기 위해, 작은 기쁨을 포기한다.
그렇게라도, 살아보려 한다.
그렇게라도, 살아갈 수밖에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