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가렵다.
긁는다.
가려운 게 짜증이 나서
긁는다.
긁다보면 기쁨이 있다.
기쁨을 놓치기 싫어서였을까.
짓무르고 피가 날 때까지
긁는다.
슬픔이 된다.
피부가 가렵다.
긁어준다.
짓무르고 피가 나도록 긁지 말라고.
긁어주면 기쁨이 있다.
기쁘지만 슬프지 않게 긁어준다.
웃음이 난다.
그 웃음은 긁음의 기쁨이 아니다.
자신보다 더 자신 몸을 잘 아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기쁨이다.
어쩌면, 사랑은 몸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사랑 너머의 사랑은
기쁘지만 슬프지 않게
마음의 가려움마저 긁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