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려움

피부가 가렵다.

긁는다.

가려운 게 짜증이 나서

긁는다.


긁다보면 기쁨이 있다.

기쁨을 놓치기 싫어서였을까.

짓무르고 피가 날 때까지

긁는다.

슬픔이 된다.


피부가 가렵다.

긁어준다.

짓무르고 피가 나도록 긁지 말라고.


긁어주면 기쁨이 있다.

기쁘지만 슬프지 않게 긁어준다.

웃음이 난다.


그 웃음은 긁음의 기쁨이 아니다.

자신보다 더 자신 몸을 잘 아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기쁨이다.


어쩌면, 사랑은 몸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사랑 너머의 사랑은

기쁘지만 슬프지 않게

마음의 가려움마저 긁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자위自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