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빅 1000만 원 총알 장전 완료되었습니다.
영화 '타짜'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한국 영화 리스트에
언제나 빼먹지 않고 들어가는 명작 중의 명작이다.
도박에 목숨을 건 영화 속 도박꾼들의 이야기는
요즘(2021.1월) 한국 주식 시장을 보는 듯하다.
직장인들은 어차피 개미처럼 일해서
돈을 모아도 내 집 장만을 못할 텐데
그럴 바에 주식이라도 사서 한몫 챙기자는 심보다.
2030 청년들은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해 투자를 하기 시작했고,
이른바 '빚투', '영끌' 등의 신조어는
과열된 주식 시장의 현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주식은 이미 여윳돈으로 하는 투자가 아닌
도박꾼들의 도박 노름이 된 것 같다.
내가 100만 원 이상의 금액은
절대로 투자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주식을 저급한 도박놀이로 치부하고
운이 좋아 몇 번은 딸 수 있겠지만
결국은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빈털터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제한선을 긋고 더 경계했던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시장에 들어와 보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도박이 될 수도,
투자가 될 수도 있는 게 바로 주식이었다.
해당 기업이 무얼 파는 회사 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그저 '모 아니면 도!'의 무모한 투자는
도박일 뿐이다.
회사의 가치와 성장성을 보기보다는
막연하게 '오를 것 같아서' 또는
'떨어질 때로 떨어진 것 같아서' 식으로
'에라 모르겠다.'하고 자신의 돈을 투입하는 건
운에 모든 걸 맡겨버리는 미련한 짓이다.
정말 운이 좋아서 올랐다고 해도,
다음 차례, 또 그다음 차례에도 운이 따라줄까?
다시 말하지만 확률에 전재산을 거는 건
도박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나는 도박이 아닌 투자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자금 중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금액을 헤아리다가
'너무 적은가?'
'너무 많은가?'
홀로 수십 차례 고민을 반복한 뒤에
1,000만 원이라는 적정가를 책정했다.
1,000만 원을 적정가로 책정한 이유는 두 가지였다.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모두
'아니오'라는 응답이 나와야만 했다.
첫 째, 이 돈이 0원이 되었을 때
당장 생활에 어려움이 생기는가?
둘째, 내가 받는 연봉의 절반보다 많은 금액인가?
두 가지 질문에 모두 '아니오'란 응답이 가능한
적정가가 1,000만 원이었다.
투자금액의 제한선이 1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10배가 되었다.
나와의 약속을 깬 지 오래지만
이제 주식을 도박이 아닌 투자로 생각하니깐
약속을 깨버린 데 대한 정당성이 생겼다.
(자기 합리화에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