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이 코끼리 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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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단행본 1권을 쓰면, 그 안에는 총 몇 개의 단어와 몇 줄의 문장이 있을까?
A4 10pt 100페이지라고 했을 때, 2,851줄 / 26,086개 단어가 쓰입니다. 이 중에 1~3페이지만 가지고와 "내 글이 어떤지 냉정하게 평가해주세요"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어떤 평가를 할 수 있을까요?
원데이 클래스에 원고를 가지고와 <냉정한 평가>를 부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장님이 되어 코끼리의 일부를 만지게 됩니다. 평생 코끼리를 본 적이 없는 장님은 만지는 부위에 따라 코끼리의 모습을 다르게 인지합니다. 길쭉한 코가 일 수 있고, 두꺼운 다리일 수 있고, 날카로운 상아라고 알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건 전체를 보지 못한 장님은 영원히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잘 쓰고 있는지,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수정하려면 빨리 해야 하는 건 아닌지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일부만 쓰고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합니다.
일부만 써서 일부의 잘못된 점을 찾기보다는 지금 쓰고 있는 일부가 전체에서 어떤 부분이 해당하는지를 더 고민해보세요.
소설은 일부가 아니라 전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글입니다.
현재 쓰고 있는 소설의 일부가 전체에서 어떤 부분에 해당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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