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받을 땐 선택을 미루자
차분히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을 늘려보길 바래.
깊게 심호흡하면서 몸의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 보면 좋겠어.
요즘 나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괜히 과자통을 뒤져서 단거 없나 찾았지.
괜히 냉장고를 열어서 레몬즙 원액을 들이켰지.
배달어플을 켜서 매운 떡볶이라도 먹어야 될 것 같아서 검색했지.
결제 버튼을 누르려다 멈췄어.
"아! 나 이거 먹으면 배탈 나는데! 이런... 스트레스 상태구나!"
요즘의 나는 화가 나.
내 가치관에 혼란이 일어나고 있어.
왜 이혼하지 못하냐고 소리쳐서 묻고 싶은데 그게 너의 최선이란 것을 알기 때문에 입 밖으로 꺼내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 하지만 나는 너무나 두려워. 내 하나뿐인 친구를 잃게 될까 봐 너무나도 두려워.
혹시라도 밤에 무슨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말하고 싶었어.
어떤 이유라도 그렇게 취급당할 필요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하고 싶었어.
하지만 희미한 네 눈빛에서 나온 "그래도 요즘은 덜 하니까..."라는 말에 눈물을 겨우 참았어.
밤새 고민했지. 경찰에 신고할까? 어디 좋은 병원을 알아봐야 되는가? 아니면 아는 교수님께라도 도움을 요청해야 하나?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아무것도 없더라.
몸을 키워.
억지로라도 먹어서 몸집을 키워.
틈만 나면 근력 운동을 해서 힘을 키워.
그리고 이제는 맞지 말고 도망가.
아이들도 눈에 담지 말고 우선 도망가.
제발 좀 도망가.
난 네가 살면 좋겠어. 제발...
얼마 전 누군가가 맞다가 맞다가 그 남편의 심장이 멈추는 환상을 본 적 있어.
어쩌면 그토록 바라는 너의 이야기 끝이 아닐까 싶어.
나도 모르게 그가 죽길 바라나 봐. 그가 멈추길 바라나 봐.
널 만나고 온 이후 나에게도 무력감이 밀려와.
너의 그 선택을 존중한다는 거짓말이 계속 떠올라.
난 너의 선택을 존중하기 싫어.
난 네가 무사하길 바래.
어떤 이유에서든 무사하길 바래.
얼마 전 친구를 만난 이후 정서적으로 힘든 상태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일할 땐 좀처럼의 사건 사고에도 영향을 덜 받는 것 같더니, 가장 소중한 친구의 사연에 울화가 치민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지금의 상황을 그 누구보다도 견디고 있을 친구에게 나의 속상함 때문에 흔들어서는 안 된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과 아무것도 해서는 안된다는 답답함 속에 있다.
스트레스 점수로 따지면 9점 만점 중에 7점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어떤 것도 결정지어선 안된다. 판단도 미뤄야 한다.
그저 시간 나면 가만히 앉아 호흡에만 집중하자.
내 무력함이 어디서 오는지 잘 관찰해 보자. 그것만이 유일하게 자유로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