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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은별 Feb 11. 2024

브런치에서 발견한 집단상담의 치료효과

보편성: 모든 것에 두루 미치거나 통하는 성질

집단상담의 치료적 요인 중에 집단 응집력, 보편성, 희망의 고취, 정화, 정보 습득, 이타심, 대인관계 습득, 사회기술의 개발, 모방성, 초기 가족의 교정적 재현, 실존적 요인들 등이 있다.




브런치 세상에 발을 들여 보니 집단상담의 치료적 요인이 모두 발견되고 있다.

사실 브런치 사용법에 서툴고 잘 모르겠기에 우선 글쓰기 활동에만 충실하기로 했다. 그러다 누가 내 글에 이렇게 관심 갖고 하트를 눌러 주는가 궁금했다. 다른 사람 글에 하트 숫자가 많지만 누가 눌렀는지 보이지 않는다. 이 부분이 신기했다. 다른 SNS에서는 좋아요를 클릭한 사람을 파도타기로 들어가 살펴보는(엄밀히 염탐하는 것이지!) 재미가 쏠쏠했는데 브런치는 뭔가 막힌 느낌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 글에 라이킷이 눌러졌다는 알람을 볼 때마다 그들은 어떻게 들어왔는지 궁금했다. 그들을 따라 들어가 글을 읽으면서 좋은 글에는 나도 좋아요를 클릭하는 방식으로 보답했다.


브런치 활용을 알아내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눌러보고 검색을 하며 알아보니 '브런치'라는 내가 모르는 세상이 이렇게 탄탄하게 잘 구성되어 있구나를 발견하며 감탄했다. 여러 글을 읽다가 문득 브런치 세상이 집단상담의 치료적 요인 딱 떠올릴 만큼 적절하게 굴러간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구독자가 많은 작가의 경우 댓글로 꾸준히 소통하는 모습에서 집단의 응집력이 이렇게 형성되어 유지되고 있구나. 나에게도 인연을 맺을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조바심을 갖지 않기로 했다. 일단 글을 꾸준히 쓰면서 소통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인연을 맺어보고 싶은 마음을 챙겼다.


그리고 가장 놀라웠던 것은 보편성의 원리. 어떤 과정 중에서 나만 그런 게 아니다는 생각이 드는 시점은 '안심'할 때이다. 과거 자기 비하와 자기혐오가 심각한 시절에서 벗어나기 전의 나는 내가 태어나 겪은 일이 나에게만 일어나는 '복 없는 아이' 중에서도 특수한 경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재수 없게, 불운의 아이콘으로 자아상을 씌워놓고 세상에서 일어나는 불길한 일은 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 줄 알았다.

이후 좋은 기회에 학업을 통해 자기를 발견하는 길로 들어섰고, 마음을 돌아보는 일에 관심을 가진 후 달라진 세상을 경험하는 삶이 이어지면서 지금의 나를 만나고 있다.


연휴 동안 브런치에서 발견한 많은 글에서 또 다른 나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그들 역시 자신의 그림자를 발견하고 지금과 조우하며 미래로 나가는 모습이 보여서 반갑기도 하면서 뭉클한 마음이 일어났다.


글이 주는 선물이 이런 것이구나.

나만 그런 게 아니라 어쩌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명하는 에너지들이 이렇게 발현하고 있구나를 발견하니 되려 애정이 생긴다.


나도 작가가 되고 싶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있는 작가들을 볼 때면 '나는 아직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곳에 꾸준히 글을 쓰다 보면 나도 한때 되고 싶었던 작가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희망도 가져본다.


이곳에 글을 풀어내며 감정을 정화하고 나와 주변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보다 스스로를 덜 다그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곳곳에 있는 다양한 정보를 통해 내가 아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새롭게 업데이트해야 되는 부분과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내가 얼굴도 잘 모르는 다양한 사람들의 선한 영향력을 받아 지금이 된 것처럼 나로부터 누군가도 그런 영향을 받아 변화를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러다 보면 보이지 않지만 끈끈하게 연결된 이곳에서 우리는 작은 사회생활이 돌아갈 것이며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치유가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앞서 나간 선배작가들을 따라갈 수(모방) 있게 되고 두루두루 엮이는 과정에서 사회는 또 다른 어린 시절의 가족 구성원의 건강한 경험을 재현하게 됨으로 회복과 성숙이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


브런치에서 집단상담의 치료적 요인을 발견하니 참 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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