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6. 암 투병 중인 50대 여성
오늘 아침, 아들이 방문을 세게 닫았다. 예전이라면 별생각 없었을 소리였는데, 요즘은 그런 작은 자극에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고 눈물이 고인다. 아들이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몸이 아픈 나만 예민한 것 같아 괜히 서럽고 또 미안하다.
하지만 그런 감정도 감정이니까 오늘은 기록으로 꺼내보기로 했다. 감정의 과민성이 회복을 방해하는 적이 아니라, 회복의 신호일 수도 있다는 걸 믿어보기로 한다.
1. 어떤 일이 있었나요?
아침에 아들이 방문을 세게 닫았는데 괜히 놀라고 서러워서 눈물이 났다.
2. 기록 전 주요 감정 백분율
서러움 30%
과민감 25%
무기력 15%
외로움 15%
미안함 15%
3. 무슨 생각이 떠올랐나요?
요즘은 작은 말 한마디, 문 닫는 소리에도 마음이 금방 반응한다. 특별히 누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혼자 속이 상하고, 혼자 울컥하고... 오늘은 아들이 아침에 방문을 ‘쿵’ 닫았다. 그 순간 소리에 놀라고, 내가 짐이 된 건 아닐까 싶어 눈물이 나왔다.
암 치료 이후 몸도 예민해졌지만 감정도 참 예민해졌다. 조금만 뾰족한 기운이 닿아도 마음이 덜컥 내려앉는다. 그게 피곤해서, 괜히 나한테도 짜증이 난다.
4. 활용한 기법은 무엇인가요?
감정 과민성 인정하기
감각과 감정 연결해서 바라보기
자기 연민, 감정 조절 연습
5. 새로운 생각은 무엇인가요?
예민하다는 건 그만큼 내 몸과 마음이 경계에 있다는 뜻이겠지. 아프고 힘들 때일수록 더 민감해지고, 더 상처받기 쉬워진다. 하지만 그건 약함의 증거가 아니라 살아 있으려는 몸의 반응일지도 모른다.
감정이 예민하게 올라올 때마다 나는 회복 중이라는 사실도 기억해야겠다. 지금 내 마음은 조금 더 여려졌고, 그래서 더 잘 느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니까.
6. 도움이 된 점은 무엇인가요?
예민한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써봤다는 것. 그냥 이대로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이
생각보다 위안이 된다. 조금씩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7. 나에게 어떤 긍정적인 말을 하면 좋을까요?
“예민한 지금의 나도 괜찮아. 감정은 흐르고 지나가. 오늘은 울어도 괜찮아. 그게 회복의 일부니까.”
8. 기록 후 주요 감정 백분율
여운감 30%
자기연민 30%
평온감 20%
감정 수용 15%
피로감 5%
9. 일기 쓰기 전과 후의 변화
전에는 예민한 나 자신이 짜증나고 서러웠다. 그런데 이렇게 쓰고 나니 그 예민함조차도 내가 회복 중이라는 증거처럼 느껴진다. 마음이 움직이고 있다는 건 아직 살아 있고, 느끼고 있다는 뜻이니까. 나는 점점 나를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