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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이은의 리뷰닷 Jun 12. 2019

"NYT는 아직도 너무 느리다"

2019 WNMC ③뉴욕타임스 마크 톰슨 대담 

이 글은 2019 WNMC(World News Media Conference) 대담을 바탕으로 한 영문기사(Chris Sutcliffe and WAN-IFRA's Brian Veseling)를 발췌해 번역하고, 일부 내용을 추가한 것입니다. 대담 전체는 이 글 마지막에 동영상으로 첨부되어 있습니다. 

https://blog.wan-ifra.org/2019/06/03/nyts-mark-thompson-were-faster-but-we-re-still-too-slow-and-too-cautious  




어쨌든 뉴욕타임스의 핵심은 뉴스다.


뉴욕타임스가 '향후 몇 년간 디지털 구독자가 천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지만, 현재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크로스워드' 앱 등 뉴욕타임스가 만들어낸 '구독형 제품'에서 이미 반응(buzz)은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EO인 마크 톰슨은 뉴욕타임스 전략의 '핵심'은 '질 높은 저널리즘'(quality journalism) 임을 분명히 했다. 오늘의 뉴욕타임스를 있게 했던 것이 '질 높은 저널리즘'이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이것이 '선순환 구조'의 한 부분이라는 주장이다. 


"뉴욕타임스의 비즈니스는 스트레이트 뉴스와 칼럼, 피처기사 등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거기에 투자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다." 
"뉴스 룸에 투자하면, 최상급 저널리스트들을 얻게 되고, 독자들은 그들을 소비하려고 한다. 독자들은 (그들이 생산해낸) 결과물을 사랑하게 될 것이고 그들이 지불한 돈은 훌륭한 저널리스트들을 더 고용하는 데 쓰일 것이다."  



대담하는 티나 스티에글러와 마크 톰슨 ⓒ Sungjoo Lee



혁신은 CEO 혼자 이끌 수 없다. 


미디어 비즈니스에서 혁신을 이끄는 주체가 CEO나 편집장인 것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데, 마크 톰슨은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진정한 변화는 조직의 한가운데서, "제일 시끄럽고 말 안 듣는 동료(disputatious and maverick)"로부터 나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혁신은 나폴레옹이나 하는 것. 나는 유도할 뿐"이라고 말해 청중들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나는 혁신이 상급 리더로부터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혁신은 꽤 그럴듯하게 생각되는 사업계획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혁신은 오히려, 사람들이 이것저것을 해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에 관한 얘기다." 



일단 땅에 발을 디딘 후에야 달릴 수 있다. 


그는 NYT의 팟캐스트 서비스 '더 데일리'(The Daily)를 혁신의 사례로 꼽았다. 이 팟캐스트가 만들어진 건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 뒤에 조성된 정치상황 때문이었지만, 뉴욕타임스 안에서 제법 성과를 내고 있다. 마크 톰슨은 이 팟캐스트가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수익모델조차 없는 상태'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했다. 


이런 '더 데일리' 성공을 바탕으로 뉴욕타임스는 이번에 '더 위클리'(The Weekly)를 내놓았다. 


The Weekly 홍보영상 캡처 화면 


더 위클리는 뉴욕타임스가 훌루(Hulu, 월트 디즈니가 21세기 폭스, 컴캐스트, 타임워너와 함께 공동으로 설립한 OTT)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 동영상 콘텐츠이다.  


마크 톰슨은 이 프로그램이 기자들의 취재현장을 생생히 전달함으로써 독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혀주는 효과가 있고, 동시에 수익 창출 면에서도 뉴욕타임스를 이롭게 할 거라고 말했다. 


"우리는 '더 데일리'와 마찬가지로 '더 위클리'가 언론인들이 과연 어떤 일을 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를 희망한다 - 어떤 사람은 우리가 뉴스를 뚝딱 만들어낸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진짜로 어떻게 그런 결과물을 얻어내는지 보게 될 것이다." 
"이 쇼는 제작비 지원을 받았다. 그래서 이미 수익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그런데 만약 이것도 작동을 한다면 팟캐스트에서 그랬던 것처럼 돈을 큰 규모로 벌 수 있을 것이다." 



뉴욕타임스 직원 49%가 밀레니얼이다


마크 톰슨은 처음 뉴욕타임스 일을 맡았을 때 밀레니얼(Millennials)이 조직의 20%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약 49%를 차지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대단한 변화다.  


그는 "디지털 미션에 집중하는 조직도 갖고 있는데 이는 독자층을 좀 더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이라면서, "엔지니어, 디자이너, 기자 등이 한 팀을 이루어 독자들과 더 깊은 연결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성공 사례뿐만 아니라 실패 사례도 축하하려고 노력한다. 시도했던 많은 것들이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다." 
"옛날에는 뉴욕타임스가 모바일에서 좀 더 신속한 것, 더 비주얼 한 것을 가지고 자랑삼았었다. 그런데... 모두가 좋아했는데, 아무도 구독을 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 경험을 통해서 배웠고 그 경험으로부터 역설계(reverse engineered it)를 했다. 그 결과 작동하지 않는 물건에서 탈피해 3년간의 점프를 했다." 


마크 톰슨은 스타트업처럼 유연하게 되기 위해 더 강도 높은 체질개선(radical transformation)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는 과거의 우리보다 더 빨라졌다, (그렇지만) 상위권의 디지털 회사들과 벤치마크를 해보면, 여전히 너무 느리고 너무 조심스럽다."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길 수 있는 싸움을 해야 한다.


톰슨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신문 같은 뉴스 콘텐츠 생산자들에게 해로운 영향을 이미 끼치고 있고, 그건 플랫폼 사업자들의 '의도'와 상관없다고 말했다. 


"가장 성능 좋은 검색엔진이 되겠다는 구글의 신념은 (의도와 관계없이) 페이월을 갖고 있는 뉴스 콘텐츠 생산업체들에게 불이익을 주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너무 플랫폼에 의존적이고 싶지 않다."면서, 독자들이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을 통해 들어오기를 바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 이유는 그렇게 되면 "우리 독자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화에 대한 얘기다. 그는 언론사와 플랫폼 사업자는 맞붙어 싸울 때 게임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지 말고 이길 수 있는 싸움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마크 톰슨은 그런 측면에서, 뉴욕타임스는 몇 년 전 전략적인 방향을 신문의 구독, 사이트 직접 방문 등 자체적인 '브랜드 환경'에서 독자를 만나는 쪽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젊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가 더 중요하다. 


마크 톰슨은 플랫폼 사업자가 (알고리즘 변경 등으로) 트래픽 수도꼭지를 조작하는 것보다 파급효과가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우려한다. 그것은 바로 '젊은 독자에 도달하는 문제'다. 마크 톰슨은 그것이 뉴욕타임스의 미래에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 콘텐츠는 조금씩 젊은 독자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하나의 산업으로서, 우리에게 가장 큰 리스크는 플랫폼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연령에 따른 인구분포, 그리고 젊은 사람들에게 도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 번도 젊은 브랜드인 적이 없다고 해도, 우리의 목표는 20대 후반의 사람들에게 좀 더 강해지는 것이다." 




[ 마크 톰슨 대담 듣기 ] 

마크 톰슨 대담 전체를 녹음해 동영상으로 만든 것입니다. @ Sungjoo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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