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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다은 Dec 25. 2023

고난이 축복이 되는 글쓰기, 스토리텔링

인생 서사에 도착하는 글쓰기

앞서 올린 게시물 ‘인생 2막을 응원하는 글쓰기 워크샵 01~03’은 지난 11월부터 12월까지 4주에 걸쳐 진행한 글쓰기 워크샵 <인생은 전반전보다 후반전> 수강생분들의 글을 모아 엮은 책의 서문이기도 하다.


@ 마포여성동행센터

지나온 인생을 돌아보고 다가올 인생을 내다보며 인생 서사를 한편의 글로 완성하는 워크샵은 4주차로는 숨가쁜 감이 있었다. 최소한 12주차 정도는 되어야 인생 서사를 짚어볼 수 있겠다 싶었다. 그 아쉬움을 달래 보고자 온라인 워크샵을 연다고 생각하고 두 개의 플랫폼에 글쓰기 관련 글을 연재한다.


브런치 연재: <인생 서사에 도착하는 글쓰기>

https://brunch.co.kr/brunchbook/act2-story

스토리텔링 구성의 9단계에 맞춰 9편의 글을 쓰고, 마지막에 한편의 글로 연결해서 인생 서사 한편을 완성한다.


얼룩소 연재: <인생 2막을 응원하는 글쓰기 워크샵>

https://alook.so/posts/6MtOvjl?utm_source=user-share_51toyVo

지나온 삶을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해석하고 구성해 보고 다가올 삶을 서사의 주인공으로서 주도권을 갖고 만나러 가며 한편의 인생 서사를 완성한다.


두 개의 워크샵은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인생 서사를 완성하는 글쓰기로, 같은 뿌리지만 다른 줄기로 나뉜다. 브런치북에서는 스토리텔링 구성 단계별 글쓰기에 초점을, 얼룩소에서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은 분들을 위한 글쓰기 워크샵 <인생은 전반전보다 후반전> 후속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두 개를 동시에 활용해서 글쓰기를 해보시길 권해드린다.


브런치북 <인생 서사에 도착하는 글쓰기> 첫 번 째 오리엔테이션에 이어, 오늘은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글쓰기 이론과 도구를 안내해 보겠다.


Q. 스토리텔링이란 무엇인가.


사이드 필드,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비키 킹, <21일 만에 시나리오 쓰기>


"가장 간단하게 스토리를 정의한다면, 그것은 '사람'이다.

그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고,

그와 목표 사이에는 장애물이 존재한다.

그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그 장애물을 뛰어넘거나,

아래로 가거나, 빙 돌아서 가거나, 뚫고 지나가야만 한다.

그게 '이야기'다.

그것이 영화의 플롯(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인 것이다.

그 목표라는 것은 바뀔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장애물 역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주연배우가 처한 현실이 될 수도 있고, 내면적인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한데,

목표를 위해 등장인물이 싸워나가는 그것이 바로 '이야기'라는 것이다."


- 폴 치틀릭, <시나리오 고쳐쓰기> -


수많은 스토리텔링 작법서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아 가까이에 두고 작업해 보자. 내 작업 책상 위에는 세 권의 작법서가 나란히 꽂혀 있다. 시나리오 뿐만 아니라 모든 장르의 글쓰기에도 적용 가능한 구성의 기본을 배울 수 있는 <시나리오란 무엇인가>, 구성 기술보다는 마음으로 스토리텔링을 따라가고 싶을 때 유용한 <21일만에 시나리오 쓰기>, 퇴고와 각색을 위한 작법서지만 인생을 고쳐 쓰는 데도 도움을 주는 <시나리오 고쳐쓰기>. 그 외 글쓰기와 관련된 책들(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 대니 샤피로의 <계속 쓰기: 나의 단어로>)이 노트북 옆에 놓여 있지만 스토리텔링 구성에 도움이 되는 작법서 세 편만 먼저 소개해 봤다. 좋아하는 작법서를 곁에 두고 대화하듯이 자주 열어보자. 그리고 자기만의 작법을 재정의 해보자.  



나에게 스토리텔링은 한마디로, 고난이 축복이 되는 과정이다. 고난(결정적 사건)은 이전의 나로 돌아가게 하지 못한다. 새로운 나를 만나볼 결심을 하고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다. 시행착오, 우여곡절, 좌충우돌, 고군분투 서사를 통과한 주인공은 이전의 자신과 헤어질 결심(최후의 도전)을 하며 마침내 변화(성장)하며 고난이 축복이었음을 깨닫는다.


고난==>(스토리텔링)==>축복


당신에게 스토리텔링은 무엇인가?


Q. 왜 스토리텔링인가.


“이야기는 구조작업이다.” (존 버거)

“내가 쓰지 않으면 사건들은 그 끝을 보지 못한다. 그저 일어난 일일 뿐.” (아니 에르노)

“허구는 진실을 말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비키 킹)


사실과 진실은 다르다.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일, 겪어가는 일이 사실이라면 그것을 경험하고 해석하고 기억하는 일은 진실을 찾아가는 일이다. 그저 일어난 일이 아니라, 끝을 낼 수 있는 사건이 되려면 스토리텔링을 거쳐 한편의 서사로 구성하고 재배치해야 한다. 그것은 시간과 망각의 해일에 떠밀려가는 삶의 장면들을 이야기라는 그물로 건져 올리는 일이다. 삶은 다시 살 수 없지만 이야기를 통해 구조한다면 얼마든지 다시 살 수 있다고 믿는다. 고난이 스토리텔링을 통해 축복이 될 수 있듯이, 사실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진실에 닿을 수 있다.    


Q. 스토리텔링 관점의 구성이란.


주인공이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스토리텔링 9단계로 정리해 본다. 인생 서사도 스토리텔링 구성 9단계에 맞춰 정리해 볼 수 있다.


1. 설정/일상 (보통의 일상)

서사의 중심이 되는 인물(주인공)이 등장한다. 그/그녀의 성격, 관심사, 가치관, 취미, 습관 등이 설정된다. 가족, 연인, 친구, 동료 관계가 보여진다.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나기 전 보통의 일상이 펼쳐진다.


2. 사건의 발단 (결정적 사건)

주인공에게 보통의 삶을 뒤흔들어 놓는 일이 벌어진다. 이 사건으로 주인공은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 돌이킬 수 없는 일로 주인공은 혼란을 겪는다. 무언가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걸 감지한다.


3. 1막의 끝/ P.P① (만나볼 결심)

사건의 발단으로 파생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이 작심하고 행동을 시작하는 시점이다. 주인공은 목표를 향해 첫발을 내딛고, 사건의 발단에서 시작된 스토리는 초점을 갖고 방향성을 제시한다. 주인공이 달성해야 하는 미션(목표)도 분명해진다.


4. 2막-전반부 (선택과 행동)

1막에서 결정적인 사건을 겪고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된 주인공이 이전과 다른 선택과 행동을 해 나간다. 새로운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도전하고 조력자와 협업하고 장애물(빌런)을 만나 싸운다. 빌드 업이 되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5. 터닝 포인트/ 대전환점

이야기가 중반을 지나가면서, 지금까지 흐름과는 다른 방향으로 각을 튼다. 예상치 못한 감정이나 질문이나 각성으로 새로운 전개로 나아간다. 지금까지 달려 온 목표가 바뀔 수 있다. 주인공은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인식하게 되고,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이제껏 욕망했던 것과 다름을 알게 된다.


6. 2막-후반전 (도전과 위기)

전반전에서 도전해 가며 익힌 지혜와 기술, 터닝 포인트에서 깨달은 것들을 반영해서 한 차원 높은 강도의 도전을 해 간다. 빌런도 같이 빌드 업 하면서 반격을 준비한다. 태풍의 눈처럼 고요해 보이고 계획한 대로 되어가는 것 같지만 사실상 가장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해 볼 만 하다. 그만큼 준비가 되어 있다. 진검승부를 위해 기꺼이 달려가 본다.


7. 로 포인트/ 2막의 끝/ P.P② (고비와 붕괴)

스토리의 핵심 목표 달성 여부에서 가늠해 볼 때, 가능성이 없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 같은 최악의 상황이다. 주인공이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는 길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암흑 구간이다. 모든 일이 안 좋게 흘러간다. 이번 생은 망한 거 같다. 하지만 끝이 아니다. 이대로는 이야기가 아니다.


8. 최후의 도전/ 절정 (헤어질 결심)

주인공은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통과해야 하는 마지막 관문 앞에 와 있다. 한껏 독이 오른 빌런과 최대 격전을 펼칠 준비를 한다. 주인공도 지금껏 달려왔던 목표를 향해 전부를 건다. 그 동안 경험으로 얻은 기술과 지혜, 연대를 통해 마지막 승부를 던진다. 그야말로 절정의 대결이다.


9. 일상으로 돌아가기 (변화와 성장)

우리의 주인공이 여한없이 모든 도전을 다했다. 그런 의미에서 결과에 상관없이 승리했다. 승리했고 성장했고 변화했다. 삶은 계속 되지만 주인공의 삶은 이전과 다르다. 고군분투해서 우여곡절을 통과하며 도착한 곳이 다시 제자리라고 해도 같은 자리가 아니다. 성장한 주인공은 이전의 존재가 아니라 다시 태어난 존재이기 때문이다.


Q. 스토리텔링 글쓰기 도구는?


작법서 만큼이나 다양하게 글쓰기를 도와주는 앱과 프로그램들이 있다. 그 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도구를 찾아 적극 활용하되, 구상과 구성 단계는 아날로그 방식을 추천한다. 바로, 포스트잇을 활용한 글쓰기이다. 아이디어나 문장 표현들을 메모하기도 좋고, 한 장 한 장 모인 메모를 전체 플롯에 맞게 구성할 때 포스트잇만큼 편한 것이 없다.


4주차 글쓰기 워크샵 수강생의 포스트잇 활용 사례


구성의 9단계 구성점에 맞춰 관람객들이 포스트잇으로 자신의 키워드를 써서 붙이는 참여형 전시물 @마포여성동행센터


++


과제 1. 구성의 9단계에 해당하는 내 인생의 장면들을 포스트잇에 적어 순서대로 배치해 보기

과제 2. 마포여성동행센터 방문해서 전시 관람하기 (전시 기간: 2023년 12월 21일부터 2024년 1월 24일까지)


“내 인생 서사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기”

이제는 내 인생을 돌(我)봄


흔히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고 말한다. 하지만 삶의 무대에서 주연이 아니라 조연이나 단역을 맡고 있는 기분을 지울 수 없다. 왜일까. 스토리텔링 관점에서 주인공은 주도권을 갖고 선택하고 행동하면서 목표를 향해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면서 성장해 가는 인물이다.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려면 내 인생 서사를 주인공답게 써내려가야 한다. 지나온 날들을 돌아(我)보고, 다가올 날들을 돌보며 아(我)름다운 인생 서사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동행하는 전시이다.    


++

보이지 않는 얼굴들과 눈 맞추는 일을 시작했음을 실감합니다. 계속 용기를 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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