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 UN이 정한 세계 어린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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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시가 지나 딸을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딸을 포함한 네 명의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한 아이가 아이패드로 게임을 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다음 날이 세계 어린이날이라 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고 일반적이지만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는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어린이집에 더 머무르고 싶어 하는 딸을 달래 집으로 돌아왔다.
체스 클럽에 가버린 아들과 아빠가 없는 사이 딸이 문득 어른이 어린이를 때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응? 무슨 소리지 싶어 아이의 말에 귀 기울여 보니 딸은 어린이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딸이 생각하는 어린이의 권리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호기심이 발동하여 딸에게 어린이의 권리에 대해 물었다. 딸은 나에게 영어로 말하는 것을 선호해서 대화는 영어로 이루어졌다. 난 한국어가 좋은데...
어른이 아이를 때리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어른을 때리지 말아야 한다.
아이를 믿어주고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는 어른이 한 명은 있어야 한다.
모든 아이가 충분한 옷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모든 아이가 충분히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나무와 같은 높은 곳에서 떨어져 돌이 많은 위험한 바닥에 부딪혔을 땐 앰뷸런스가 와야 한다.
모든 아이들은 상처(booboo)가 생기면 상처 부위에 대일밴드를 붙일 권리가 있다. (딸은 대일밴드를 좋아한다. 조그만 상처에도 대일밴드를 붙여달라고 한다.)
"잠은?" 거침없는 아이의 설명이 뜸해지는 듯하여 질문을 했다.
모든 아이들은 잠을 충분히 자야 한다. 그래야 꿈을 충분히 꿀 수 있다.
모든 잠자리에는 이불이 한 개만 있어야 한다. 두 개면 너무 더워서 불편하다.
충분한 바지가 있어야 한다. ("충분한 옷이 있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니?") 집안에서 충분한 바지가 없으면 춥다.
아이가 하고 싶은 놀이(activity라 했지만, 강세 탓인지 tivity만 들렸다.)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다른 아이가 와서 훼방을 놓으면 어른이 와서 중재를 해주고, 놀이를 방해한 친구는 제대로 사과를 해야 한다. 어물쩡 넘어가는 태도는 옳지 않다.
모든 아이는 충분한 장난감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장난감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
물을 충분히 마실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가 아플 수 있다.
어떻게 어린이의 권리에 대해 이렇게나 많이 알게 되었는지를 딸에게 물었다. 딸은 낮에 어린이집에서 본 어린이의 권리에 대한 비디오에서 배웠다고 했다. 세계 어린이날 당일에는 무엇을 할지 물으니, 친구에게 줄 카드를 만들겠다며, 친구에겐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했다.
글을 마치며...
작년에도 세계 어린이날에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어린이의 권리에 대해 토론을 했다고 들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사람으로서 존중받고 살아갈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알아보았다고 하자 마음이 뿌듯해졌다. 문득, 한국은 아이들에게 어린이의 권리에 대한 교육을 시키는지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