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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Jan 13. 2021

방방 뛰다가 살짝 날았는데~

날 수 없었다. 엉덩방아와 아픔이 나를 반겼다.

배경 이미지 출처: Pexels



2021. 1. 12


별일 아니었지만 하던 일을 마치고, 바람 쐴 겸 장 보러 갈 계획이었다. 한방에 나란히 앉아 컴퓨터를 하고 있는 아들과 아빠에게 마트에서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물으러 가는데, 어쨌든 무언가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후련함과 아들과 아빠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마음 (사실, 그는 날 그렇게 설레게 하진 않는다. 헤헤)에 기분이 지나치게 좋아졌다. 그 좋은 기분을 온몸으로 발산하느라 방방 뛰면서 방으로 향하다가... 아차차! 수면양말을 신고 있었는데... 아들 앞에서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꽈당~ 너무 아픈 나머지 반사적으로 비명이 튀어나왔다. 아아악!


순간 아들은 나에게 달려와 고통으로 신음하는 나를 안아줬다. 걱정하는 아들의 눈빛, 위로와는 대조적으로 그는... 흠흠흠! 나를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고 한마디 하려다 말고 다시 자기 할 일을 하는... 원수! 살짝~ 날아서 엉덩방아를 찧은 덕에 아픔이 상당히 지속되었다. 그래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를 아들은 내내 안아 주었다. 겨우 몸을 추슬러 일어나 침대에 걸쳐 앉아서 아들에게 엄마를 위로해줘서 고맙다고 한 뒤 그에게 그의 불친절한 반응에 대해 따져 물었다. 그러나 생각하면 할수록 나의 행동이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고 그 웃음에 동조하듯 그가 같이 낄낄거리며 나이를 생각해서 좀 조심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마흔 너머 아이처럼 신나서 방방 뛰다 넘어지다니~ 여차하면 엉덩이뼈에 금이 갈 수도 있는 나인데 자제를 해야겠다. 그런데 아들과 딸만 보면 신나고 기분이 좋은데 어쩌지? 내가 살짝 미쳐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같이 춤추며 시간을 보내면 엄청 신나고 행복한데... 그러다 몸이 골로 갈 수 있으니 그럼 나의 행복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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