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 Jan 15. 2021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펄쩍!

한참을 망설여 샀던 신발을 개시하는 기쁨!

배경 이미지 출처: Unsplash



2021. 1. 14


여름이었다. 백화점 한편에 철 지난 상품을 파는 곳에서 본 겨울 신발! 80% 세일이라 착한 가격에 만지작만지작... 지난겨울이 지나치게 따뜻해서 신던 겨울용 신발도 손도 대지 않아서 올 겨울도 무탈하게 신을 터인데, 새로 신발을 살 필요가 있을까? 안에 털까지 소복하게 달린 강추위 대비 신발을? 처음엔 안 사고 돌아섰지만, 신발이 눈에 밣혔다. 결국 다시 가서 질렀다. 제철이 아니었기에 새로 산 신발은 바로 정리해서 신발장 깊숙이 넣어두었다. 


평소 늘 신던 신발만 신는 편이라 신발장에 다른 신발이 있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곤 한다. 겨울이 되었지만, 한동안 춥지 않아 가을에 신던 신발을 계속 신고 다녔다. 1월 초 눈이 쌓여 장시간 밖에서 썰매 타는 아이들을 지켜보게 되자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 참~ 여름에 겨울 신발을 샀는데, 이렇게 밖에 오래 머무를 때 신으면 좋겠다. 신발을 어디다 뒀더라? 맘껏 설매를 탄 아이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자 집안의 온기가 추위를, 그리고 신발에 대한 생각을 잊게 해 주었다. 외출했을 때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머였지? 기억이 안 나네. 답답한데 멀까? 잠시 고민하다가 다시 까맣게 잊었다. 아이들과 다시 썰매 타러 갔다가 데자뷔! 그래 지난여름에 산 신발!


신발을 찾는 게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가 딸의 스케이트를 찾다가 여름에 샀던 신발까지 찾았다. 신발의 털 안감을 보고는 영하 10도는 되어야 신겠다는 생각에 신발을 꺼내놓지는 않았다. 딸의 어린이집에서 스케이트를 타러 간다는 알림 메일로 시작된 딸의 스케이트 장비 정비는 내게 올 겨울 온 가족이 스케이트를 타면 좋겠다는 생각을 남겼다. 아들이 신을 스케이트가 없기에 딸의 스케이트용 헬멧 살 때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중고마켓을 뒤져 옆동네에 사는 판매자의 스케이트를 구매하기로 했다.


주말에 다 같이 스케이트를 타고픈 맘에 바로 스케이트를 사러 갔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기온은 영하 11도, 여름에 사놓은 신발이 떠올랐다. 판매자의 집이 교통이 애매한 위치기도 하고 산책하기 적당한 거리여서 걸어서 가기로 마음을 먹으니 좋은 신발을 신고 가고 싶었다. 신던 겨울용 신발이 있지만, 새 신발 아끼다 똥 될라... 새 신발을 신고 스케이트를 사러 가는 발걸음은 매우 가벼웠다. 눈이 많이 와 힘들 법도 한데...


좌: 새신발, 우: 스케이트 사러 가는 길에 마주한 눈에 묻힌 자동차


매거진의 이전글 방방 뛰다가 살짝 날았는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