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고장 나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어찌 더 다양하게 아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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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외출을 자제하면서 움직이지 않고 먹기만 해서 몸이 불었을 뿐 아니라 불편하다고 아우성을 쳤다. 게다가 마흔이 넘었으니 노화도 잊지 말라며 몸이 때때로 안부를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덕택에 자고 일어나도 몸이 찌뿌둥하고 여기저기 쑤시는 게 다반사였다. 그냥 두면 몸이 굳어버릴 것 같아 살기 위해 운동을 해야겠다 싶었지만, 늘 마음만 앞설 뿐 여러 가지 핑계로 몸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유튜브에서 따라 할 만한 운동 채널을 발견했다. 전에도 종종 유튜브 비디오를 찾아 따라 해 봤지만, 템포가 너무 느리고 설명이 과하거나 따라 하기엔 너무 먼 수준이어서 금세 흥미를 잃어버리곤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찾은 채널은 종종 힘들지만 따라 할 수 있었고, 딴생각에 빠지는 일이 없는 비디오였다. 머랄까? 나랑 궁합이 맞는 운동이랄까? 인터넷 덕에 다양한 운동법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오히려 내게 맞는 운동을 찾기가 어렵게 느껴졌는데 다행이다!
나 자신이 대견하게도 일주일 넘게 유튜브 채널을 따라 매일 운동을 하고 있다. 운동을 시작하고 다음날과 그다음 날은 건강하고자 운동을 하겠다 생각한 나를 조롱하듯이 근육통으로 인해 전신이 아팠다. 움직일 때마다 "아고, 에이고, 에구구" 등의 효과음이 절로 나왔다. 며칠 전에는 이유 없이 피로하고 속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 그가 갑자기 운동을 해서 그럴 수도 있다며 자기의 옛날 옛적 경험을 빌어 말하기도 했다.
안 아프려고 운동을 시작했는데 날마다 다르게 다양하게 아프다고 하자 그는 "운동선수는 건강하지 않다"는 핀란드 표현이 있다며 나를 위로해주었다. 에효... 도움이 안 된다. 그가 어느 날인가는 비디오에 나오는 여자분의 엉덩이가 왜 크냐며 비디오를 유심히 보면서 나를 웃겨서 운동에 집중하지 못하게 했고, 종종 말을 걸어 운동의 흐름을 끊기도 했다. 또 다른 날에는 엎드려서 엉덩이를 치켜세우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그가 물 마시러 왔다가 내 엉덩이를 뚝 치고 도망가기도 했다. 방해꾼!
친구에게 그가 괘씸하다며 엉덩이 사건을 말했더니, 여전히 내 엉덩이에 관심을 가지는 거니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그런가? 그나저나 몸이 말을 잘 안 듣는다. 팔다리가 각각의 자아가 있는 것처럼 지네 맘대로 움직인다. 그나마 조금씩 통제가 되는 것 같아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