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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Mar 03. 2021

위경련! 오랜만~이젠 그만!

갑작스러운 운동에 위가 놀랐나? 아프다! 그만!

 배경 이미지 출처: Pexels



지난주, 위경련이 오랜만에 내게 안부를 물어왔다. 스물세 살, 직장인이 되면서 스트레스성 위장장애를 인생의 동반자로 맞이했다. 반갑진 않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봐도 들러붙은 걸 떼어낼 순 없었다. 2004년 한국을 떠나면서 스트레스성 위장장애를 한국에 두고 온 줄 알았는데, 언젠가부터 종종 안부를 물었다. 그러다 두 번의 임신을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임신 초기 심한 입덧으로 물조차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면서 위가 망가졌다. 두 번째 임신 때는 난생처음 위경련도 경험했다. 그 후 스트레스성 위장장애는 종종 인사를 했고 위경련도 잊지 말라는 듯 드문드문 안부를 물었다. 덕택에 역류성 식도염약을 시시때때로 복용해야 했다.


신기하게도 지난여름 우연히 콤부차를 마시기 시작하면서부터 역류성 식도염약을 찾지 않게 되었다. 콤부차 덕택이 아닐까 싶다가도 한동안 무리 없이 지내던 시기도 종종 있었기에 아닐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운동을 시작한 뒤 위경련이려나 싶은 명치의 통증이 한번 찾아왔다. 마침 매일 마시던 콤부차를 아직 마시지 않았기에 콤부차를 찾아 마셨고, 신기하게도 통증이 서서히 사라졌다. 안 하던 운동을 해서 여기저기 다양하게 아프면서 몸이 스트레스를 받아선지, 아니면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선지, 속이 더부룩한 게 스트레스성 위장장애가 다시 찾아왔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운동한 지 3주가 지났을 무렵인 지난주에는 나의 우려에 쐐기를 박듯이 위경련이 왔고 꽤 오랜 시간 지속되었다. 결국 구석에 밀어두었던 역류성 식도염약 두 알을 찾아 진통제와 함께 부랴부랴 삼켰다. 콤부차가 안정시켜놓은 위장을 운동으로 들쑤셔 놓은 건가? 그 후 위경련의 후유증인지 운동으로 근육이 뭉친 건지 모를 명치끝 딱딱한 느낌이 계속 조심하라며 눈치를 줬다. 얼마 남지 않은 역류성 식도염약을 더 처방받아야 하나 싶었다. 왠지 운동 탓인 것 같지만, 이제 막 습관이 되려는 찰나에 운동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안 쓰던 근육의 비명이 잦아들고 축 쳐진 나의 하루들이 조금씩 활력이 찾아가는데, 그까지 꺼 스트레스성 위장장애도 결국 없어지지 않을까?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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